총 길이 3.46㎞…年 20만 찾는 명소 육로 연결 현실로
'더 늦어선 안 돼' 전남도-여수시 사업비 '반반' 카드
주민 정주 여건 개선 및 남해안 섬 관광 활성화 기대

여수시 금오도 비렁길 전경.
여수시 금오도 비렁길 전경.

[여수/남도방송] 약 2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여수 남면 금오도와 육지를 잇는 연륙연도교 건설이 추진되면서 금오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렁길 등 아름다운 해안 절경과 비경으로 지난 2011년 행안부로부터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바 있는 금오도는 전국적인 명소로 알려지면서 연중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금오도 해상교량이 건설되면 접근성이 대폭 개선돼 섬 주민 정주여건 개선은 물론 남해안 섬 관광의 새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해안의 숨은 비경 금오도는?

여수만 남서쪽 돌산도를 지나면 섬의 지형이 자라를 닮았다 하여 큰 자라라는 뜻의 ‘금오도(金鰲島)’로 불렸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금오도는 대부분이 암석해안으로, 소규모 만과 갑이 발달해 수려한 해안 절경을 자랑한다. 

해안선의 드나듦이 심하며, 깍아지는 절벽의 비렁길과 일출‧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등산로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비렁길은 트래킹코스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면서 힐링과 웰빙을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가 됐다. 

과거 금오도는 숲이 울창하고 사슴이 떼 지어 사는 곳이었다. 조선 고종 때 명성황후는 금오도를 사슴목장으로 지정해 출입과 벌채를 금하는 봉산으로 삼기도 했다.

이렇듯 유구한 역사와 설화, 천혜의 해안절경을 간직한 금오도는 연중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명소 중 하나이다.

여수 돌산 신기~금오도 여천 구간을 운행하는 한림페리9호.
여수 돌산 신기~금오도 여천 구간을 운행하는 한림페리9호.

섬 주민의 오랜 불편, 해상교량 필요성 대두

그러나 뭍으로 나가는 교통수단은 아직까지도 배편이 유일하다. 섬 주민들은 주말이면 관광객이 많아 배편을 걱정해야 하고, 밤이면 어린 아이나 연로하신 부모님이 혹시 아프지나 않을까 밤잠을 설치곤 한다.

주민들은 “바로 옆에 섬 화태도는 이미 7년 전인 2015년에 다리가 생겨 육지처럼 생활하고 있다. 월호도, 개도 등 다른 섬도 2027년에 교량이 완공된다고 하는데 우리 금오도는 언제까지 전전긍긍하며 배를 타고 다녀야 하냐”며 한탄해왔다.

여수시에서는 섬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모아 국비로 금오도 해상교량을 건설할 수 있도록 2019년부터 국회와 국무총리실, 국토부에 국도 노선변경을 지속 건의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발표된 일반국도‧국가지방도 승격 계획에는 금오도가 포함되지 않아 주민들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10월 19일 남면 금오도에서 열린 주민간담회.
10월 19일 남면 금오도에서 열린 주민간담회.

더 늦기전에...전남도-여수시 '통큰' 결단 

포기하지 않았다. 육지 연결을 고대하는 주민들의 간절한 열망은 곧 현실이 됐다. 주민의 불편함과 애로사항을 진지하게 수렴한 전남도가 통큰 결단을 내린 것. 도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금오도 교량 연결을 위한 기본조사 용역을 실시했다.

하지만 2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사업비가 발목을 잡았다. 도비로 전액 부담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때마침 여수시는 민선 8기 출범 후 당정협의회를 열어 금오도 해상교량 건설 사업이 시급 현안을 꼽았고, 해결책 마련에 고심했다.

정기명 시장은 사업비 절반을 시비로 부담키로 하면서 돌파구를 모색했다. 결정이 지체될 경우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였다. 

정 시장은 지난 8월 남면 이장단을 만나 면담을 거친 후 지역 정치권과 섬 주민들의 염원을 모아 지난달 12일 김영록 지사를 직접 찾아갔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섬 주민을 위해 해상교량 조기 건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남면 금오도에서 직접 주민들을 만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19일, 김영록 지사와 정기명 시장, 주철현 국회의원, 김영규 시의장과 도‧시의원, 주민 대표 20여명이 금오도에서 만나 ‘금오도 해상교량 건설사업’을 확정‧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여수 남면 금오도 해상교량 건설공사 계획도.
여수 남면 금오도 해상교량 건설공사 계획도.

‘금오도 해상교량 건설 사업’은 앞으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입찰과 설계 등을 거쳐 2025년 착공, 2032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교량이 완공되면 차량을 이용해 시내권까지 30분 내로 오갈 수 있게 된다.

응급상황에서의 긴급한 대처는 물론 교육, 문화, 생활여건 등 모든 면에서 섬 주민들의 삶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특히 여수 돌산에서 고흥 팔영을 잇는 ‘백리섬섬길’이 금오도까지 연장되면서 급부상하고 있는 남해안 섬 관광 일주코스의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우여곡절 끝에 해상교량 건설이 확정된 만큼 관련 행정절차를 신속히 이행해 하루라도 빨리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라며 “원만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역사회가 일심동체가 되어 협력하고 한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여수 금오도 비렁길.
여수 금오도 비렁길.

 

여수 금오도 구름다리.
여수 금오도 구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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