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으로 떠나는 광양의 근현대 역사문화 여행     
미술관으로 떠나는 광양의 근현대 역사문화 여행     
  • 양준석 기자
  • 승인 2022.11.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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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모 사진전 ‘역사가 된 찰나’, 제1차 세계대전 목도한 조르주 루오 ‘미제레레’
광양예술창고
광양예술창고

[광양/남도방송] 전남도립미술관, 광양예술창고 등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여행 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광양시가 미술관으로 떠나는 근현대 역사문화여행을 제안한다.

광양읍 터미널 인근에 있는 전남도립미술관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등 근현대 역사와 인간의 내면을 포착해낸 국내외 두 거장의 전시가 나란히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 기록사진의 거목 이경모의 사진전 ‘역사가 된 찰나’와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 조르주 루오’ 전이다.

지난 9월 개막한 ‘역사가 된 찰나’는 광양 출신 사진가 이경모의 생애와 작업세계를 조망하는 전시로, 일상 풍경부터 급박한 격동기 현장까지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이경모는 사건을 단순히 피상적으로 찍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사건 속 사람과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의 표정까지 미학적으로 승화시킨 예술가다. 

전시장에는 이경모가 태어난 광양의 유당공원을 비롯해 농촌 정경, 탄광 광부 등 당시 풍경과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정서가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또한, 여순사건, 한국전쟁 등 비극적인 근현대의 상흔과 그것을 온몸으로 겪어내면서도 간과되고 잊히기 쉬운 개개인의 역사까지 치열하게 기록하고 있다.

연접한 광양예술창고의 아카이브 공간에서도 이경모가 수집하고 소장했던 희귀한 카메라들과 디지털화된 결정적인 순간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별기획전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 조르주 루오’는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 조르주 루오의 생애와 대표작 200여 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과 조르주 루오 재단의 협력으로 성사된 이번 전시는 판화, 회화, 도자기, 테피스트리,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채로운 장르로 채워져 있다. 

루오의 대표작 미제레레는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현실을 목도한 작가가 세상을 향해 절규하듯 그려낸 58장의 판화이다.

녹슨 강철판을 연상시키는 가벽을 가득 채운 루오의 ‘미제레레’는 전시실을 흐르는 종교합창곡 그레고리오 알레그리의 미제레레와 신비한 아우라를 자아내며 몰입감를 높여준다.

또한,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 앙드레 수아레스의 「수난」, 루오의 저서 「서커스」 등의 삽화를 위해 제작된 판화들은 문학으로까지 관람객의 지평을 넓혀 준다.

루오는 가난과 소외로 신음하는 이들의 내면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면서 전염병, 기후 위기, 재난 등으로 여전히 고통받는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이어지는 ‘조르주 루오와 한국미술: 시선공명’에서는 이중섭, 구본웅 등 루오의 영향을 받은 한국 작가 23명의 작품을 전시해 한국 근대미술의 전개 과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전시장을 나오면 북마크, 마우스패드, 티셔츠 등 조르주 루오의 작품이 새겨진 다양한 굿즈와 전시 도록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아트숍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정구영 관광과장은 “예술은 그 시대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반영하는 만큼 경험하지 않은 과거의 역사를 진솔하게 보여줌으로써 관심 영역을 확장시켜 준다”고 말했다.

이어 “광양에 있는 전남도립미술관이 펼치는 두 거장의 전시는 세계사적인 근현대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작품들로 음악, 미술, 문학, 역사를 두루 아우르고 연결하는 특별한 역사문화여행을 선물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경모 사진전은 오는 12월 18일, 조르주 루오전은 내년 1월 29일까지 관람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