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앞 계단 설치로 골목길 협소 분뇨 수거 차량 통행 못해
펜션 주인, 자신 땅 소유 주장…행정당국 사태 해결 수수방관

여수시 남면 연도리 역포마을의 골목길에 설치된 시멘트 계단.(독자 제공)
여수시 남면 연도리 역포마을의 골목길에 설치된 시멘트 계단.(독자 제공)

[여수/남도방송] 여수의 한 섬마을에서 수년째 분뇨처리를 하지 못해 주민들이 고통받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여수 남면 연도리 연포마을의 한 골목길에 자리 잡은 펜션 진입 계단이 설치된 뒤부터 분뇨 수거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면서 주민들이 수년째 애를 태우고 있다.

펜션 소유주인 A(74)씨가 시멘트 계단을 설치하면서 골목길이 좁아져 차량 통행이 어려워지자 마을에 현재 거주 중인 20세대 주민들의 속은 타들어 가는 심정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초부터 여수시 등 행정당국에 ‘계단을 철거해 달라’는 민원을 넣어 해결을 시도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펜션 소유주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8월께 외지에서 섬으로 이사를 왔는데 기존에 없던 계단을 골목길에 설치하면서 주민들과의 갈등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A씨는 펜션 앞 계단을 설치한 땅이 자신의 소유라며 주장하고 있다.

골목길이 좁아진 뒤부터 5톤에 이르는 분뇨수거 차량이 계단에 걸려 진입하지 못하고 있고, 주민들은 화장실조차 제대로 이용할 수도 없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다.

오히려 얼마 전 차량이 무리해서 진입하면서 타이어에 계단이 파손돼 A씨에게 수십만 원을 배상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주민들은 사태를 해결해야 할 행정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주민들은 면사무소와 시청 주무 부서에 민원을 제기하고 공동 날인을 한 탄원서까지 제출했지만, 여태껏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마을 이장 배 모 씨는 “골목에 계단이 설치된 이후로 20여 세대가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측량 결과 계단이 골목길을 침범해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여수시가 하루빨리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한 계단 물러서고 건너편 담을 조금 안으로 넣어주는 등 한 치씩 양보한다면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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