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흑두루미 70여 마리 첫 관찰 이후 26년 만에 140배 증가
조류인플루엔자 피해 이즈미 흑두루미가 청정지역인 순천만으로
전봇대 제거, 습지 복원 등 멸종위기종 보전 위한 정책 지원 절실

김승희 섬진강유역환경청장이 24일 순천만을 방문해 흑두루미를 관찰하고 있다.
김승희 섬진강유역환경청장이 24일 순천만을 방문해 흑두루미를 관찰하고 있다.

[순천/남도방송] 국제적인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1만여 마리가 순천만에서 관찰된 가운데 일본 발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96년 흑두루미 70여 마리가 첫 관찰된 이후 26년 만에 140배나 증가한 수치이다.

겨울의 진객 흑두루미는 길조로 여겨지지만 올 겨울을 앞두고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는 마냥 반길 수 없는 이유다.

이달 초부터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이즈미를 강타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를 피해 이즈미 흑두루미가 청정지역인 순천만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흑두루미는 전 세계 1만7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으로 올해 60%가 순천만을 찾은 건 순천만의 서식 환경이 크게 개선된 이유가 크다.

앞서 순천시는 2009년부터 환경저해시설 철거, 습지복원, 전봇대 282개를 뽑고 친환경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를 운영하는 등 안정적인 흑두루미의 월동지 조성에 힘썼다. 

전 세계 흑두루미의 60%가 찾는 순천만이지만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바로 흑두루미 서식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지금의 서식지 상황으로 밀려오는  흑두루미를 품기에는 너무 좁아 흑두루미 활동 영역을 넓혀줘야 한다는 것이다.

순천시는 김승희 영상강유역환경청장에게 흑두루미 서식지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건의문에는 생태계보호지구내 전신주 제거 확대, 친환경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 확대, 동천하구 훼손지 복원사업 확대 내용을 담았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이번 일본 이즈미 흑두루미 탈출 사태로 순천만은 전세계 흑두루미 종 보전을 위해 중요한 서식지임이 확인됐다”면서 “환경부, 문화재청 등 국가가 적극 개입해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한 정책 지원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순천만을 찾은 김승희 영상강유역환경청장도 일본 흑두루미가 순천으로 역유입된 현상을 목격하고, 흑두루미 서식지 및 AI 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