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1997명·순천 2699명 감소
인근 광양시는 1637명 늘어
주거·일자리 등 복합적 결과

여수 죽림지구.
▲여수 죽림지구.

[전남/남도방송] 새해 들어 전남 동부지역 3개 지자체 인구 변동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제1의 도시라는 타이틀을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던 여수와 순천의 인구는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인구 규모가 작은 광양은 늘었다.

9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여수시 주민등록인구는 27만4,765명, 순천시는 27만8,737명으로 나타났다. 1년 전에 비해 각각 1,997명, 2,699명 감소했다. 반면 인근 광양시는 15만2,168명으로 전년에 비해 1,637명 증가했다. 

이같은 인구 변동 요인은 공동주택 공급과 주거·일자리 등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관광도시로 변모한 여수시는 동부권 집값과 물가 상승을 견인해왔다는 점에서 인구 하락은 심각한 결과로 여겨지고 있다. 여수 경제의 주축을 담당하는 산단 근로자들의 인근 순천으로의 전출이 늘어난 점은 시민 정주 및 생활 여건이 열악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가 조사한 여수산단 현황 자료를 보면 순천에 거주하는 여수산단 노동자는 3,35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2,104명에 비해 1,000여명 넘게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최근 10년간 지속적인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심각성을 보여준다.  

2015년 말 29만168명이었던 여수시 인구는 2016년 말 28만8,988명으로 줄어들면서 29만이 붕괴됐다. 5년만인 2021년 27만6,762명으로 28만선도 무너지면서 인구 감소는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3월 '소멸 위험지역'에 진입한 여수시는 이같은 흐름이 유지되면 1~2년새 27만 선도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남동부 3개 시는 지난해 7월 부동산 조정대상 지역이 해제됐지만 거래 침체에 따른 경기 하락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건설사 신규 공급 계획도 차질을 빚으면서 당분간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여수지역 대규모 택지지구인 죽림지구는 올 상반기 분양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신규 아파트 공급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순천 신대지구.
▲순천 신대지구.

순천 역시 신대지구, 오천지구 등 입주와 거래가 활발했던 신규 택지지구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사실상 거래 절벽에 놓여있다.  

반면 광양지역은 지난해 4월부터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많은 사회적 인구증가세가 뚜렷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전입자는 1,857명 늘었다. 최근 수년간 성황지구와 와우지구 등 대규모 도시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면서 인구 유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되지만 인구증가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지역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구 추이는 주택과 교육, 상권 등 복합적 요인과 수년간 누적된 정주여건 및 도시경쟁력 등이 반영된 결과다"며 "출산 지원금이나 인구 유치 인센티브 같은 선심성 쟁책으로 될 것이 아니라 청년이나 귀농인구가 실질적으로 도시에 와서 정착해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