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박람회로 미래도시 새 이정표 제시

노을정원 조감도
▲노을정원 조감도

[순천/남도방송]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대한민국생태수도 순천은 정원을 삶에 녹여내 ‘사람이 중심인 도시’로 재편하는 과정이다. 이를 계기로 완전히 달라진 정원도시 안에서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2016년 ‘슈퍼블록’이라는 도시계획으로 블록 간 병합, 차량통행제한 등 사람이 존중된 도시공간의 모델을 제시했다. 도로 대부분을 점유한 자동차와 오토바이 대신 사람과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해법이었고 도심 교통난 해결을 위한 대책이었다.

이후 도심 사고율이 낮아지고 차량 진입이 제한된 블록 내 도로는 놀이터와 공원이 돼 시민들은 여유 있는 삶의 공간을 되찾았다.

순천시 역시 이번 박람회를 통해 도시 공간의 획기적인 활용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순천시는 10년 전, 2013정원박람회를 기획하면서 생태 보고인 순천만으로 도심이 팽창되는 것을 막기 위한 에코벨트 개념을 선보였다. 이를 시도한 노관규 순천시장이 그로부터 딱 10년 만에 개최하는 박람회에서 사람 중심의 새로운 도시모델 창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린아일랜드
▲그린아일랜드

자동차가 달리던 아스팔트 도로는 정원으로 탈바꿈 돼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그린아일랜드’로 명명했다. 그린아일랜드 옆을 지나는 동천의 산책길도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해 도보와 자전거길을 분리해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는 환경으로 달라졌다.

재해예방시설인 저류지는 시민들의 쉼과 휴식을 주는 ‘오천그린광장’으로 탈바꿈했다. 사계절잔디와 야간경관, 1.2㎞ 마로니에길까지 더해지면서 도시는 '만남과 소통의 해방구'로 재탄생했다.

키즈가든1
▲키즈가든1

◇ 인생의 길라잡이, 키즈가든과 노을정원

대한민국 1호인 순천만국가정원은 빽빽한 나무들 대신 우리네 삶이 그려가는 인생 스토리를 담아낸 삶의 길라잡이가 돼 줄 것이다. 국가정원 키즈가든의 커다란 바위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꿈과 미래를 그리게 된다.

인생이 그렇듯이 푸른 잔디를 힘껏 내달리다 보면 굽이굽이 높고 낮은 언덕에 부딪히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성장통을 겪다가도 몇백년 된 고욤나무와 수만년을 지키고 있는 바위의 넓은 품 아래 우리 아이는 다시 일어나 자신의 꿈에 도전하며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제 어른이 된 아이는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노을정원 입구 아네모네 아래에서 인생을 돌아보고, ‘애기궁뎅이’라 불리는 봉우리 사이 붉게 지는 노을을 보면서 저절로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

오천그린광장
▲오천그린광장

◇ '대한민국 생태수도' 브랜딩한 그 남자

박람회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노관규 시장은 국가정원을 매년 5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한국 관광의 별’로 만든 장본인이다. 노 시장은 순천만의 생태학적 가치를 알아보고 순천만습지를 복원하고 순천만의 에코벨트로 2013정원박람회를 기획했다.

노 시장은 “산업화나 도시개발이 아닌 자연과 사람이 연결과 공존을 통해 도시가 어떻게 발전하는지, 도시가 얼마나 행복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늘 강조했다. 그는 순천 도시전체를 웰니스 관광상품으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순천 곳곳을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어싱길을 조성했다. 순천만습지와 오천그린광장, 국가정원에 이르기까지 8개 코스 12㎞에 달한다.

정원드림호
▲정원드림호

정원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가든스테이’를 고안해 꽃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순천의 건강한 식재료를 활용한 고급 만찬을 곁들일 수 있는 체험상품도 개발했다. 도심을 관통하는 동천에 뱃길을 열어 ‘정원드림호’를 운영해 순천역 인근 선착장에서 박람회장까지 한 번에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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