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중학교 배정 논란 반복
이수중·순천여중·동산여중 대상

순천 이수중학교 앞 도로 육교에 '남녀공학' 체제개편 필요성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게첨되어 있다.
▲순천 이수중학교 앞 도로 육교에 '남녀공학' 체제개편 필요성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남도방송] 전남 순천교육지원청과 학부모단체 등에서 일부 단성 중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자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중학교 체제개편 움직임은 현재 조건에서 학부모나 학생이 원치 않는 '원거리' 배정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으로 이를 해소할 유일한 대안으로 '남녀공학'이 떠오르고 있다.

2일 순천교육청 등에 따르면 현재 순천지역은 인구의 기형적인 밀집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모두 원하는 '근거리' 배정을 만족시킬 수 없는 실정이다. 일부 학생들은 '원거리' 배정이 불가피해 해마다 중학교 배정과정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는 도시개발사업에 따른 원도심 학령인구 증가로 학생배치에 어려움이 커지고, 일부 단성 중학교에 대한 학생 희망이 낮아 과소학교화가 지속되며 선호학교 편중현상에 원거리 중학교 배정과 통학불편이 심화하고 있다.

순천교육청과 초중등학교 학부모회로 구성한 순천학부모교육협의회와 교육 자치를 중심으로 구성한 민·관·학거버넌스인 전라남도교육참여위원회 등 단체가 남녀공학 체제개편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나섰다.

남녀공학 필요성은 국내·외에서 보편적으로 추진하는 정책방향이며 전국적으로도 남녀공학 중학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남녀공학 장점과 필요성을 살펴보면 교육적 관점과 학생배치 개선에 따른 적정규모 학급배치 편성이 가능하다.

남녀공학 체제개편 대상 학교로 의견수렴 결과 순천여중은 학생(86.1%)과 학부모(79.0%) 교직원(81.0%) 반대가 높은 반면, 예비학부모(찬성 79.7%)와 동문(찬성 70.9%) 찬성비율은 높아 평균 찬성비율은 40.9%였다.

반면 순천이수중은 교직원(찬성 65.2%) 예비학부모(찬성 79.5%) 동문(찬성 90.9%) 등 평균 찬성률이 57.8%로 절반이 넘게 필요성에 공감했다. 동산여중도 교직원(찬성 76.5%) 예비학부모(찬성 79.5%) 동문(찬성 90.9%) 등 평균 찬성률이 64.3%로 높게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남녀공학 반대는 62%이며 예비학부모와 동문 등 사회 일반적 흐름의 남녀공학 찬성은 82%로 월등하게 그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순천 관내 단성중학교 학생 수 추이
▲​​순천 관내 단성중학교 학생 수 추이 (자료=순천교육청)

순천교육청은 교육 불균형 문제의 심각성을 해소하기 위해 이달부터 세부추진계획을 수립한 후 4월쯤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칠 방침으로, 학교운영위회 심의를 통과할 경우 곧이어 필요한 행정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통과된다면 2024년도 신입생부터 남녀공학으로 체제개편 된 학교에 중학교 신입생을 배정할 수 있다.

단성중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체제를 개편해 중학교 배정문제 갈등을 완화하고 해소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론 학교이전도 한 방법으로 모색할 수 있다. 현재 교육부는 300억원에서 500억원 이상 소요되는 신설학교 건립은 반드시 중앙투자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전할 경우엔 면제한다.

예컨데 연향동에 밀집해 있는 중학교 한 곳을 법원 쪽으로 이전한다면 중앙투자심의가 면제되므로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전비용은 모두 전액 교육부가 지원해준다. 이같은 교육부 지원방향을 살펴 인구에 비례한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학교배치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종윤 순천교육장은 "인구 구성이 기형적으로 돼 시민과 예비학부모, 일선 학교에서도 남녀공학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일부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돼 원거리 및 후순위 강제배정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갈등이 발생해 남녀공학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전남교육참여위원회 최미희 운영위원장은 "중학교 불균형 배정을 해소하려면 이수중·순천여중·동산여중이 남녀공학이 돼야한다"며 "순천의 도시계획과 인구집중 문제에 대한 시민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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