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동생이 87세 언니 부축 병원 찾아
양성판정 후 처방약 구매, 이동 어렵자
의료진·당국 구급차 동원 안전하게 귀가

▲80대 자매를 구급차량에 인계하는 의료진

[순천/남도방송] 병원을 찾은 80대 코로나 환자 가족을 도운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작은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5일 전남 순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송광면과 외서면에 거주하는 80대 노인 자매 2명이 택시를 타고 순천시내 한 의원을 찾았다. 

당시 동생(80)은 감기몸살 증상을 보인 언니(87)를 부축하며 병원에 들어섰다. 의료진은 코로나를 의심해 두 고령의 자매를 검진한 결과 언니는 확진됐고 동생은 음성 소견이 나왔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코로나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처방했으나 얘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팍스로비드는 공급량 제한으로 순천지역에서 10여곳의 일부 약국에서만 판매 중이었다.

어르신이 처방받은 약은 인근 약국에서 구할 수 없었다. 약을 구하기 위해서는 먼곳까지 이동해야 했다. 고령의 확진자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하면 감염 확산도 우려됐다. 

게다가 도심 지리를 모르는 노인들이 약국을 찾는 것도 힘든데다 어르신 거주지인 송광면과 외서면을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한두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순천시보건소에 환자 이송용 구급차량을 긴급 요청했고, 출동한 보건소 직원들은 어르신들을 구급차량에 태워 처방 약을 구해 거주지까지 안전하게 귀가시켰다. 보건소 직원은 여수에 거주하는 어르신 가족에게도 연락해 약 복용법과 재택치료 방법까지 친절하게 안내했다.

위앤장서내과의원 서종옥 원장은 "마스크 완화 조치가 있었지만 코로나 종식은 장담할 수 없다"며 "안타깝게도 독거 어르신 등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기꺼이 도움을 준 순천시보건소에 감사하다"고 했다.

김정숙 순천시보건소장은 "당시 의료기관에서 방역관리 차원의 긴급 차량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왔다"며 "당연히 할 일을 했고 구급차량은 여건과 상황이 맞으면 언제든 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 가족들은 의료진과 보건당국 배려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확진자 아들 김유재(49)씨는 "고령의 어머니와 이모를 세심하게 살펴 주고 교통편의까지 배려해준 의료진과 보건소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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