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vs 천하람' 구도 재편 기대
"대통령실 손을 떼주는 것이 도움"
[순천/남도방송]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자를 가리는 예비경선(컷오프)이 8일 시작된 가운데 당대표 후보인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안철수 후보를 경쟁자로 꼽으며 "골든크로스가 멀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천 후보는 8일 저녁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 "안철수 후보 지지층은 반사적인 효과로 급하게 붙은 것이기 때문에 빠지는 것도 그만큼 빠를 것이다. 안 후보 지지층이 가장 유동적일 것"이라며 "곧 안철수 후보를 따라 잡고 높은 확률로 김기현 대 천하람 구도로 곧 재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후보는 "대통령실에서 자꾸 안철수 후보를 때려주면 오히려 표가 빠지지 않는다"며 "대통령실에서 전당대회 손을 떼 주는 것이 오히려 안 후보에게 위기가 될 것이고 그것이 자신의 승산에 기회가 된다"고 전망했다.
이진복 정무수석이 안 후보를 겨냥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천 후보는 "거칠게 얘기하자면 '가만히 있으면 살려는 드릴게' 의미로 말한 것"이라며 "당대표에 도전한 유력한 당권 주자에게 할 수 있는 범주의 말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윤심 호소인' 정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이런 식 행보가 지속된다면 당을 이끌 만한 결단력이 있느냐, 결기가 있느냐 하는 점에서 우려 된다"며 "정치는 말과 글로 하는 건데 '윤심'을 쓰지 말라고 안 쓰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냐. 앞으로 금지단어가 계속 늘어나면 그거 다 빼고 정치는 어떻게 하냐"고 비꼬았다.
천 후보는 "안 후보가 유력한 대선 주자였고 큰 정치인이라면 이런 압박에서 스스로 위치를 지키는 결기를 좀 보여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새로운 다크호스로 불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천 후보 상승세에 대해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출마한 허은아 의원은 9일 아침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방송에서 천 후보 새로운 면모를 말하면서 추켜세웠다.
허 의원은 "천 후보를 오래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이긴 합니다만 진짜 리더답다는 것을 좀 많이 느꼈다"며 "지금 천 후보 흐름이 솔직히 만만치가 않고, 지금 시대정신은 세대교체이고 우리 당에서 30대 당 대표, 이준석 대표를 만들어냈고 아마도 이번에는 또 다른 허리케인이 불어올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렇게 예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 여론조사는 9일 종료한다.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이틀간 실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당대표 후보 4인, 최고위원 후보 8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4인이 본경선에 진출한다.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양강 김기현, 안철수 후보 외에 본선 티켓을 거머쥘 당대표 후보에 관심이 쏠린다. '비윤' 이준석계 주자로 뒤늦게 당권에 도전하는 천 후보가 일주일 만에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3~4위권에 포진하면서 경선판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정치권에선 천 후보 약진이 전당대회 국면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며, 김기현·안철수 의원 셈법도 복잡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원외이면서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 후보가 당 대표 경선에서 돌풍을 몰고 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