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간 시민 기금 모아 추모비 설치
"아픈 역사 반복 않고 인권 개선되길"

16년 전 외국인 수십명이 사상한 전남 여수 출입국외국인사무소 화재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가 세워졌다.
▲16년 전 외국인 수십명이 사상한 전남 여수 출입국외국인사무소 화재 참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추모비

[여수/남도방송] 16년 전 외국인 수십명이 사상한 전남 여수 출입국외국인사무소 화재 참사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시민 추모비가 세워졌다.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화재 참사 추모비 건립 추진위원회는 오는 10일 오전 여수시 화장동에 위치한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추모식과 추모비 제막식을 갖는다. 

제막식은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임직원과 추모비건립추진위 회원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여수시민단체연대회의, 전남동부기독교교회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추모비건립추진위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시민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펼쳐 308만원 기금을 조성해 지난 1월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 추모비를 설치했다.

앞서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화재 참사는 2007년 2월 11일 일요일 오전 3시55분쯤 사무소 내 304호 보호실에서 발생했다.

화재로 사무소에 갇혀 있던 보호 외국인 10명이 사망했고, 1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상자 대부분은 강제출국을 앞두고 있던 중국인 25명(조선족 포함), 우즈베키스탄인 1명, 스리랑카인 1명 등이었다.

당시 야간 당직 직원들은 근무를 서지 않고 숙직실에서 잠을 자느라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보호동에는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많은 사상자를 냈다.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는 강제 퇴거 명령을 받은 최대 250명의 외국인을 본국 송환까지 구금 수용하는 보호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금도 보호 외국인 100여명이 상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모비건립추진위 관계자는 "법무부 시설인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 않고, 외국인 보호소의 열악한 인권이 개선되길 바란다"며 "시민 뜻을 모아 추모비를 건립했다"고 밝혔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