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후 3년째 학낸 갈등... 학생 30명 전학·자퇴
전출·휴직 교사도 상당수... "후배들 짓밟지 말라"
광양시 100억 지원... "예산사용 적절성 여부 조사"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창의예술고 1기 졸업생들(사진=독자)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창의예술고 1기 졸업생들 (사진=독자)

[광양/남도방송] 전남 광양에 위치한 한국창의예술고 1기 졸업생들이 끊이지 않는 학교 갈등 원인으로 교장의 독단적인 학교 운영과 교과개편 등을 지적하며 사실상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창의예고 1기 졸업생과 일부 재학생, 교육관련 시민단체 등은 9일 오전 광양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정상화를 촉구했다.

졸업생들은 "2020년 개교한 창의예고는 개교 당시 음악과 40명, 미술과 20명, 총 60명 신입생을 모집했지만 올해는 입학전형 학과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등 사실상 예술특목고로서 설립목적은 폐기된 상태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어 "학생과 교사 등 내부 반발에도 교장이 독단적인 교과개편을 추진해 갈등을 빚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개교 2년6개월 만에 재학생 가운데 10명이 자퇴하고 20명이 전학하는 등 30명이 학교를 떠났고 전출교사와 휴직교사도 상당수 발생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교장이 자신의 교육철학을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학교 현장에 무리하게 접목하려는 게 아닌지 의혹이 있다"며 "우리는 전남동부권 최초 공립 예술고에 수준 높은 우수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입학했는데 그 마음이 이제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와 후배들이 처한 절망스러운 현실이 그동안 선배인 우리가 침묵하고 방관한 때문이 아닌지 죄책감이 들어 이 자리에 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졸업생들은 "우리가 목소리를 내서 후배들이 조금 더 편한 학교생활을 하고 융합교육의 실험체가 아니라 제대로 된 예술교육을 받길 바란다"며 "교육에 대한 신념이라는 이유로 후배들을 짓밟지 말고, 이제라도 후배들을 현실과 맞지 않는 교장의 실험 무대에서 내려오게 해달라"고 사실상 교장 퇴진을 촉구했다.

이처럼 학교를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자 지역에서는 광양시와 교육당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광양시는 1년에 10억원씩, 10년간 총 1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학교 운영에는 간섭할 수 없지만 지원 예산이 계획대로 쓰였는지 등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광양시의회도 "공립학교로서 역할과 위상에 대한 검토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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