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암댐‧수어댐 저수량 25%대 '뚝'
보수일정 조정 등 대책마련 나서

장기화된 가뭄으로 저수량이 대폭 낮아져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주암댐의 모습.
▲장기화된 가뭄으로 저수량이 대폭 낮아져 바닥을 드러낸 주암댐 모습

[여수/남도방송]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남지역 산업단지 용수 고갈이 가속화하면서 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최악의 가뭄으로 여수산단과 광양제철소 등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주암댐과 수어댐 수위가 25% 이하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이 정기보수 일정을 앞당기고 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등 고육지책을 꺼내 들고 있다. 

13일 주암댐관리단 등에 따르면 주암댐은 광주광역시 3개 자치구와 전남 고흥, 여수, 순천, 나주, 목포, 영광 등 10개 시군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단에도 공급하고 있다.

광양 수어댐은 철강산업이 들어선 광양국가산단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용수를 공급하며 일부는 여수산단에도 보내고 있다. 

유례없는 남부지방 가뭄이 지속하면서 환경부는 관할 댐인 다목적댐 20곳과 용수댐 14곳 중 8곳을 가뭄 관리단계로 관리하고 있다. 

영산강과 섬진강의 지난해 누적 강수량은 782.1㎜로 평년 1,247.4㎜의 62.7%에 그치는 수준이다. 주암댐과 수어댐은 지난달 31일 기준 219일째 가뭄에 접어들면서 '심각' 단계가 지속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주암댐과 수어댐은 오는 6월 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한계 수위인 '저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섬진강댐은 이보다 이른 5월경 저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남도와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달 여수국가산단과 광양제철소에서 사용한 공업용수는 하루 평균 70만6,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8,000톤이 줄었다.

저수위에 도달하면서 산업단지 물 공급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여수산단 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석유화학업계 실적하락과 근래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가뭄에 따른 용수 부족으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정비 기간을 조정하더라도 하반기까지 가뭄이 이어진다면 기업경영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수‧광양 산업단지에 공급되는 공업용수를 사용하는 기업 41곳 가운데 하루 4만㎥ 이상 용수를 공급하는 GS칼텍스와 LG화학, YNCC, 롯데케미칼, 포스코 등 5개 대기업은 기존 하반기에 실시하던 정비 시기를 상반기로 앞당기는 방안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 한화에너지 등 나머지 기업들도 환경부와 막판 합의 중이다. 

다만 광양제철소와 현대제철은 여수산단과 달리 용수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아직 용수 확보에는 문제가 없어 생산 차질은 없다"고 했다. 현대제철 순천공장도 고로가 없어 당장 차질은 없고, 당진공장만 물 공급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여수산단 입주 기업들은 공장 정비 시기 조정과 냉각수 등을 재활용하는 등 최대한 공업용수를 절감할 수 있도록 나설 방침이다. 정비 기간을 상반기로 조정하면 하루 공업용수 1만8,000톤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보유한 해수담수화시설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기업체와 간담회를 갖고 공업용수 사용을 절감해 줄 것을 요청하고 행정지원 등을 마련하고 있다"며 "하천유지 용수와 농업용수를 감량하고 보성강댐과 수어댐, 섬진강댐 등 수원을 주암댐에 비축하는 등 대체 공급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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