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문학·미술 만남... 시적 파라다이스로 초대
이매리·안유리·리밍웨이·정지아·임흥순 작가 참여

▲리밍웨이 '편지쓰기 프로젝트' (사진=전남도립미술관)

[광양/남도방송] 전남도립미술관이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기념해 2월 21일부터 6월 4일까지 '시의 정원: Poetic Paradise'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동시대 미술과 문학이 만나를 자리로 기획했다. 

문학에서 영감을 얻은 이매리와 안유리 미술작품은 물론 전남의 소설가 정지아와 세계적인 미술작가 리밍웨이가 공동 창작한 작업, 여순사건을 비롯해 한국 현대사 비극적 사건을 다룬 임흥순 작가 신작을 볼 수 있다.
  
전시는 사라진 말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업하는 안유리(1983~) 영상 작업으로 문을 연다. 작가는 역사적 사건 속에서 개인이 체험하고 목격한 바를 어떻게 기록으로 남겼는지를 보여주며 개별적인 지역을 넘어 세계 역사 아픔을 다루고 인류애적인 공감을 구한다. 

미술작가 이매리(1963~)는 인류 탄생, 인간 삶과 죽음, 민족과 국가 생성과 소멸에 관해 작업한다. 강진 출신으로 목포대에서 수학한 이매리는 전남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명으로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과 뉴욕·베이징·광저우·시에나·크레타 등을 종횡무진하며 전 세계 미술계 러브콜을 받고 있다.

대만 작가 리밍웨이(1964~)는 영국 테이트모던, 프랑스 퐁피두센터,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유수 기관에서 앞다투어 전시를 개최한 세계적인 작가이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구례 출신 소설가 정지아와의 공동 작업을 공개한다.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로 널리 알려진 정지아는 리밍웨이와 함께 고향인 구례를 여행하며 작품 'The tourist(2023)'에 참여했다.

리밍웨이는 대표작인 '편지쓰기 프로젝트(1998-현재)'에 관객을 초대해 저마다 가지고 있는 그리움과 노스탤지어를 예술로 어루만지는 계기를 제공한다.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영화감독이자 미술작가인 임흥순(1969~)은 이번 전시에서 완도 출신 소설가 임철우 '백년여관'에서 영감을 받은 동명 작품을 선보인다.

이 신작은 전남도립미술관 커미션워크로 제작했다. 여기에는 여순사건과 제주4·3 등 한국 현대사 비극적 사건에 대한 작가 시선을 담은 영상과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예술적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22일 오후 4시에 리밍웨이와 소설가 정지아 공동으로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한다. 이매리, 임흥순, 안유리 작가가 각각 3, 4, 5월에 순차적으로 토크를 이어간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문학과 현대 미술이 만난 시도로서, 각각 작품에는 인간 존재에 깊은 고뇌, 사회, 역사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며 "한 편 시와 소설을 써 내려가듯 펼쳐낸 전시를 통해 관객 모두가 공감과 희망을 노래하고 '시적 파라다이스(근심 걱정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로 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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