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 글 게시
순천 70대 노부부 운영 식당
아들, 사진·CCTV 영상 공개

▲순천 청암대 근처 한 식당에서 '먹튀'한 남성.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순천/남도방송] 전남 순천에서 70대 부부가 운영하는 한 식당에 20대로 추정되는 남자 손님이 혼자 삼겹살 3인분 등 5만원어치를 먹은 뒤 '먹튀'(값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를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순천 청암대학교 근처 식당 먹튀… 저희 부모님 식당에서 이런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70대 부모님이 겨우 운영하는 식당인데, 먹튀한 놈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며 폐쇄회로(CC)TV 영상과 사연을 공개했다.

글쓴이 A씨는 지난 20일 오전 9시쯤 70대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들어온 남자 손님이 혼자 삼겹살 3인분과 김치찌개, 공기밥, 음료수 등 5만원어치를 먹은 뒤 계산을 하지 않고 갔다고 밝혔다.

A씨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손님이었다"며 "아직 영업 준비 시간이었지만 대학생으로 보이는 친구가 와서 식사하겠다고 하니 부모님은 손주 같은 마음에 주문을 받아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침부터 삼겹살 3인분을 시켜서 좀 이상했지만, 부모님은 '배가 많이 고픈가보다' 생각하고 상을 차려주셨다"며 "다 먹고나서 김치찌개를 추가해서 달라고 해서 부모님은 요즘 어렵게 밤에 알바하고 낮에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어 바쁘게 장사를 준비하는 와중에도 김치찌개까지 끓여줬다"고 했다.

그러나 남성은 노부부 남편이 계산대에서 잠깐 자리를 비우고 아내가 주방에서 요리하는 사이 도망갔다. CCTV를 보면 이 남성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유유히 빠져 나갔다.

A씨는 "정말 배가 고파서 그랬다면 국밥 한 그릇 먹고 죄송하다고 해도 (부모님께서는) '괜찮다'고 하실 분"이라며 "돈을 떠나 손이 많이 가는 음식만 주문하고, 또 (부모님께서) 기름진 불판을 치우셨던 거 생각하면 참…"이라고 씁쓸해했다.

이어 "CCTV를 보니 고의인 것 같다. 코로나 이후 힘들게 운영하시는데 손 많이 가는 음식들만 5만원어치나 먹고 튄 걸 생각하니 아직도 화가 난다"며 "제발 우리 이러지 말자. 배상은 괜찮지만, 이 남성이 이거 보고 다른 식당 가서 또 이런 짓 안 했으면 좋겠다. 다른 식당들 당하지 말라고 글을 올린다"고 적었다.

하태민 기자 hagijaa@hanmail.net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