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중심 아닌 사람 중심 도시 조성
"젊은층 순천서 살 이유 충분하게" 집중
새 이정표 만들고 대한민국 표준 제시
남해안벨트 허브도시로 균형발전 견인

[순천/남도방송] 시대는 변화하고 지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방은 인구 감소 등으로 심각한 소멸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우려에 대응해 우리지역 미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남도방송>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전하는 비전과 계획 등을 짚어 보는 기획기사를 연재합니다. 사전에 △시민 삶과 행복 △도시변화 △민생경제 살리기 △지역균형발전 △활력 넘치는 도시 △행복하고 안정된 도시조성 △ 쾌적한 정주여건 △지역과 시대 이끄는 미래리더 육성 △미래 혁신 산업구조 등 9개 키워드를 제시했습니다. 이중 각 지도자가 선택한 5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첫번째로 전남 제1의 도시 시정을 이끄는 노관규 순천시장 편을 싣습니다. [편집자주]

​▲정원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노관규 순천시장​
​▲정원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노관규 순천시장​

– 정원박람회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도시발전전략'이라고 언급했다. 박람회를 통해 순천이 어떤 모델로 변화하나.

"지방소멸시대에 중소도시는 대도시 흉내를 내서는 경쟁력이 없다. 지방도시가 미래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도시구조를 전체적으로 바꿔야한다. 그러면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되느냐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갖게 된다. 기본적으로 어디든 마음대로 쉼이 있어야 하고 생태와 환경이 잘 보존돼야 한다. 정원을 삶에 녹여내 사람이 중심인 도시로 재편해 완전히 달라진 정원도시 안에서 시민이 얼마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지, 도시공간의 획기적인 활용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 10년 전 정원박람회 차이와 이번엔 무엇을 담아냈나.

"2013박람회는 순천만으로 도심이 팽창되는 것을 막기 위한 에코벨트 개념이었다면, 2023박람회는 좋은 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라는 고민과 답을 담은 새로운 이정표를 만드는 것이다. 새롭게 조성하는 오천그린광장은 대한민국 최초 재해예방시설인 저류지를 시민에게 사색과 쉼을 주기 위해 만들었다."

"자동차가 다니던 아스팔트 도로에 잔디길을 조성한 그린아일랜드는 차보다 사람이 먼저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도시철학을 담았다. 이번 박람회 슬로건이 '정원에 삽니다'다. 이제 삶 속으로 도시 한가운데 정원이 들어와 도시를 어떻게 바꿔내고 미래에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고 대한민국 표준을 제시할 것이다."

​▲순천만국가정원 식물원 조감도​
​▲순천만국가정원 식물원 조감도​
​▲오천 그린광장 야간경관 조감도​
​▲오천 그린광장 야간경관 조감도​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웰니스와 메타버스 시대가 일상화하는 시대에 도로와 교통, 주거, 문화, 생태, 환경 등 모든 도시기능이 재편된다. 수도권에서 누릴 수 없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도시로 변화하고, 자동차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이 되는 정원 속에서 살고 있는 도시, 생태를 가장 잘 보존해 가는 미래형 도시로의 변화다."

– 남해안벨트는 어떤 의미인지.

"지금 우리사회는 수도권 일극체제로 정치적 힘, 인구, 일자리, 인프라가 몰리면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다. 주거, 교통문제 등 수도권벨트는 온갖 부작용을 나타내고 있고 결국 국가균형발전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예전에는 남해안 섬들을 이용한 관광정도를 생각하고 남해안벨트를 이야기했다면, 지금은 목포에서 부산까지 넓게 펼쳐져 있어 균형발전 역할을 하기에는 두 도시 모두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결국 지방소멸 문제와 수도권벨트 문제로 나눠질 수 있고, 대한민국 균형발전 유일한 대안은 남해안벨트 중심에 있는 전남동부권 지역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지정학적인 여건, 교통 등 허브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곳이 순천이다. 정원박람회는 도시체질을 완전히 바꾸고 남해안벨트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수단이다. 인접 도시까지도 상생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고, 대한민국 도시들이 따라야 할 미래표준도시, 남해안벨트 허브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이 어르신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순천형 복지시책이 있다면. 

"시민 행복을 시정 최우선 목표로 삼고 살기좋은 도시로 체질을 바꾸는 만큼 시민을 보살피는 세심한 손길에도 더욱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순천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 순천형 복지정책을 펴나갈 계획이다. 정원박람회는 도시 기틀을 만드는 하나의 수단이고, 시민의 행복한 삶과 연계한 순천형 복지정책 일환이다."

"순천시 전체 예산 중 30%인 4,232억원을 복지예산으로 투입한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통해 사각지대 없는 두터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순천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 현시점에 출산부터 양육까지 아이 키우는 일에 과감하게 투자해 젊은 세대가 순천에서 살 이유를 충분하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1
▲청년 니즈 맞춤형 프로그램 꿈청클래스

아이키우기 프로젝트, 중장년 '인생이모작' 지원
무진동앰뷸런스 추진,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 계획한 복지정책이 저출산 극복 대안으로 가능하나.

"저출산 대응으로 임산부와 출산자녀를 위해 119억원 예산으로 난임 수술비 지원, 신생아 양육비와 영유아 영양제 지원을 하고 출산장려금을 첫째 500만원, 둘째 1,000만원, 셋째 1,500만원, 넷째 이상 2,000만원까지 대대적으로 확대해 지원한다."

"양육 공백이 발생한 입원 아동에 대해 아픈아이 돌봄서비스, 어린이집 0세아 순천형 안심반 운영, 어린이집 특성화비 지원, 보육교사 처우개선, 공동육아모임 지원,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확대 등 순천형 아이키우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청년과 중장년 복지를 위해서는 무주택 청년에게 생애 1회 최대 12개월간 2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월세한시특별지원사업, 자립준비 청년을 위한 자립수당, 심리상담을 지원하는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 중장년 행복한 삶을 위한 인생이모작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어르신과 장애인을 위한 복지정책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우울증 어르신에게 지난해 인공지능 로봇 '루미' 보급을 100대에서 올해 100대를 추가적으로 보급한다. 순천시 특화사업으로 어르신 품위 유지를 위해 80세 이상 어르신에게 연간 12만원 상당 건강바우처 카드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난방비 폭등이 문제가 되고 있어 선제적으로 저소득 독거노인에게 난방비를 지급한다."

"순천형 장애인 자립생활 주거지원사업으로 장애인 체험홈에 야간전담 직원을 배치해 장애아 부모 휴식 지원을 하고 있고,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 전수조사와 이동편의지도 제작, 장애정도가 심한 장애인을 위해 홈헬퍼사업, 위생용품 구입비 지원사업으로 장애 부모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11
▲순천시 무진동앰블런스

– 의료서비스 추진상황은.

"순천시는 전남 최초 공공의료팀을 신설했다. 환자 발생부터 치료까지 통합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전남 동부권에는 전남 인구 47%인 90만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의사, 간호사 인력부족으로 응급, 분만, 소아청소년과 필수의료 제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의료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더구나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고 순천은 응급실 내원 중증응급환자 비율이 18.8%,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등 중증응급환자 전원율은 10.3%로 전국평균 3.9%에 비해 매우 높다. 특히 뇌출혈 등 중증응급환자 상급병원 이송 시 먼 거리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기존 구급차는 차량 흔들림이 강해 무진동앰블런스 보급도 추진했다."

"지난해 12월 보건소 구급차 1대를 무진동 장치로 교체했고 일반구급차 2대를 구조 변경해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심뇌혈관질환을 앓는 응급환자를 위해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유치도 반드시 필요해 올해 예정된 보건복지부 지정 공모에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순천시공공보건의료에 관한 조례도 만들어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책은.

"탄소중립은 인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마지막 카드이자 새로운 규범이다. 순천은 정부 2050탄소중립 추진전략 목표인 탄소중립, 경제성장, 삶의 질 향상에 가장 근접한 도시다. 10년 전부터 생태에 주목했고 생태를 기반으로 하는 발전 전략을 선도적으로 추진했다. 아시다시피 2009년 흑두루미를 위해 제가 전봇대 282개를 뽑았고, 결국 생태를 보전하는 일이 경제를 견인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갯벌과 육지에 있는 나무와 잔디, 정원은 굉장히 중요한 탄소 흡수원이다. 순천만 갯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숲보다 탄소를 흡수하는 양이 3배나 더 많고 속도는 50배가 빠르다. 정원은 탄소저감 흡수원뿐만 아니라 현대사회 문제를 해소하는 수단과 장소고 기후변화 시대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다."

11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와룡산지습지

– 시민도 탄소중립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제도 정비는 어떻게 돼 가나.

"지난해 9월 '순천시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를 제정해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촉구하고 녹색성장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시책을 추진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올해는 '순천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해 온실가스 감축경로를 구체화하고 시정 전반적으로 감축전략을 수립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기후위기대응과 2050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호남 처음으로 탄소중립전담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했고 종합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전환, 친환경자동차 보급확대, 충전 인프라 구축사업 등 다양한 시책도 추진하고 있다."

–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비는.

"우리 시는 온실가스 배출원 44%가 도로수송 분야로 파악됐다. 그래서 수송부문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에서 운행하는 노후 경유차를 LPG차로 전환시 1대당 7백만원을 지원한다. LPG 충전소 내 부지에 승용, 버스 등 상용차 수소충전이 가능한 복합형 액화 수소충전소를 11월 준공을 목표로 착공 준비중이다."

"탄소 흡수원 확대를 위해서는 내륙습지 신규 조성, 식생 생태계 복원이 중요하다. 지난해 말 와룡산지습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순천은 연안습지, 하구습지, 산지습지를 동시에 보유한 국내 최초 도시가 됐다. 이러한 생태축을 토대로 2050탄소중립 실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 표준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