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 죽음으로 항거한 매천 생가
윤동주 친필유고 보존한 정병욱 가옥

매천 생가
▲매천 황현 생가 (사진=광양시)

[광양/남도방송] 다가오는 104주년 3·1절에 찾아볼 만 한 곳은 어디일까? 이같은 물음에 전남 광양시는 경술국치에 죽음으로 항거한 매천 황현 생가와 윤동주 유고를 보존한 정병욱 가옥을 추천했다.

110여년 전 매천 황현은 경술국치에 통분해 절명시 4수를 남기고 결연히 순절한 인물이다. 의 생가와 그의 우국정신을 기리는 매천역사공원이 광양읍 석사리에 있다.

매천이 나고 자란 생가는 작은 우물과 아담한 정자를 갖춘 단아한 모습이다. 당시 최고 초상화가였던 채용신이 그린 매천의 초상, 절명시 등이 있다.

조선 마지막 선비로 불리는 매천은 2,500여수 시를 남긴 탁월한 문장가이자 47년간 역사를 꼼꼼히 기록해낸 역사가다.

그의 기록물인 매천야록, 오하기문, 절명시첩, 유묵·자료첩 등과 문방구류, 생활유물 등 총 8점은 항일 독립 문화유산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인근 매천역사공원에는 매천 묘역, 붓과 책을 형상화해 매천 일대기를 적은 기념비, 문병란 시인의 '매천송' 시비 등이 조성돼 둘러볼 만 하다.

▲정병욱 가옥 (사진=광양시)
▲정병욱 가옥 (사진=광양시)

발길을 옮겨 진월면 망덕포구에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민족시인 윤동주 시를 보관한 장소가 있다. 그의 육필시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보존한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등록문화재 제341호)이 그곳이다.

윤동주는 연희전문 졸업을 기념해 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3부를 엮어 이양하 지도교수와 아끼던 후배 정병욱에게 줬다.

1943년 독립운동 혐의로 수감된 윤동주는 1945년 2월 이국의 형무소에서 순국했지만 육필 시고 3부 중 유일하게 정병욱 가옥에서 보존된 유고만이 남았고, 1948년 1월 마침내 출간돼 윤동주를 시인으로 부활시켰다.

망덕포구 정병욱 가옥에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꼭꼭 숨겨 둔 당시 상황이 재현돼 있다. 인근 '윤동주 시 정원'에는 유고 시집에 수록된 31편 시가 시비에 또렷이 새겨져 있다.

시 관계자는 "104주년 3·1절에는 광양을 찾아 일제 강제병합에 죽음으로 항거한 황현의 우국 정신과 우리글로 순도 높은 시를 쓴 민족시인 윤동주 시 정신을 기리길 바란다"며 "삼엄한 일제강점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윤동주 친필 유고를 지켜낸 정병욱의 거룩한 우정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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