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설립 결의안 발의 과정서 충돌
시민협 "시민 안중 없는 꼭두각시 대리전"

여수시의회 제223회 정례회.
▲여수시의회 본회의장

[여수/남도방송] 전남 여수시의회가 대학병원 설립과 관련한 갑·을 지역구 간 결의안 발의 과정에서 의원들이 단체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파행 사태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시민사회는 "국회의원 패싸움에 진절머리가 난다"며 맹비난했다.

시의회는 지난 22일 제226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대학병원 유치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절반의 의원이 중도 퇴장했다. 

이날 을지역구 의원인 정현주 의원이 상정한 '국립 순천대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여수 설립 촉구 결의안'은 갑지역과 무소속 의원 등 12명이 반대해 부결됐다.

상정안 처리가 안되자 을지역구 의원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떠났다. 을지역구 국회의원은 김회재 의원으로 의대는 순천에, 대학병원은 여수 율촌으로 유치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주철현 국회의원 지역구인 갑지역의 고용진 시의원이 상정한 '여수전남대병원 설립 촉구 결의안'은 표결 과정없이 통과했다. 해당 결의안은 주 의원이 주장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들 의원들이 상정한 두 결의안은 주철현과 김회재 의원이 내세운 정책이어서 시의원들을 대동한 대리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수시민협은 27일 논평을 내고 "갑·을 지역구 볼썽사나운 패싸움을 지켜보는 시민은 허탈감을 느끼고, 시의회 존재 이유에 대해 물음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꼭두각시 의원들 대리전에 시민들은 신물이 난다"고 직격했다.

시민협은 "시민 입장에서 대학병원 설립이라는 비슷한 내용인데 단체 퇴장까지 하면서 주장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상대방 결의안에는 무조건 반대표를 던지고, 자신들 안이 부결됐다고 자리를 박차고 퇴장하는 무지한 행태를 보여준 것은 명백한 의회 민주주의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갑을 두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정부를 압박해도 될까말까 한 일에 결의한 하나도 합의 못하는 여수시 요구를 중앙정부가 들어줄리 만무하다"며 "두 국회의원을 축으로 하는 시의회 해묵은 분쟁은 대학병원 유치 뿐 아니라 시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양 국회의원을 축으로 두패로 갈라져 시민 이익과 상관없이 상대방이 하는 것은 무조건 반대하는 행태에 시민은 진절머리가 난다"며 "두 국회의원이 하루속히 파당정치를 끝내고 대학병원 문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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