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기능 강화했지만 역할 수행 한계 여전
의원 실력·품격 갖추고 정책역량 강화할 것
지역균형발전 가장 핵심 현안은 '의대 유치'
경전선 도심 우회·광역폐기물시설 설치해야

[순천/남도방송] 시대는 변화하고 지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방은 인구 감소 등으로 심각한 소멸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우려에 대응해 우리지역 미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남도방송>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전하는 비전과 계획 등을 짚어 보는 기획기사를 연재합니다. 사전에 △시민 삶과 행복 △도시변화 △민생경제 살리기 △지역균형발전 △활력 넘치는 도시 △행복하고 안정된 도시조성 △ 쾌적한 정주여건 △지역과 시대 이끄는 미래리더 육성 △미래 혁신 산업구조 등 9개 키워드를 제시했습니다. 이중 각 지도자가 선택한 5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두번째로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 편을 싣습니다. [편집자주]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

- 시의회는 집행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견제·감시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제9대 의회는 '일하는 의회, 강한 의회, 신뢰받는 의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민을 위한 대변자로서 주민 눈높이에 맞춰 듣고,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 시민의 대표 심부름꾼으로서 시민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신뢰받는 의회로 거듭나고자 한다."

-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의회기능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지만 책임성도 커졌다.

"32년 만인 지난해 개정한 지방자치법이 시행돼 인사권 독립, 운영자율화 등 지방의회 권한과 책임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조직구성권과 예산편성권 등이 여전히 지자체에 남아 있어 의회다운 의회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는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다."

"높아진 의회 권한과 위상에 걸맞도록 의원들이 실력과 품격을 갖추게 하고, 정책 역량을 강화시켜 나가겠다.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으로서 시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원칙과 소신을 갖고 시민 삶과 행복을 위해 더욱 매진해 나가겠다."

▲순천시의회 본회의장

- 의회가 바라보는 시 행정은.

"종종 인터넷에 '순천'을 검색해 보는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검색엔진에 '산·바다·강이 어우러진 축복의 땅'이라고 올라와 흐뭇했다. 축복의 땅엔 자원이 많다. 보존해야만 하는 영역과 개발해도 되는 영역이 있어 이 자원들이 올바르고 알맞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아껴주고 가꿔주는 것이 시가 할 일이다."

"순천다운 도시변화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의 정원화'다. 순천시는 2008년부터 '대한민국 생태수도'라는 슬로건으로 도시 위상을 높이고 발전을 견인해왔다. 앞으로도 '정원도시'를 통해 브랜드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정원박람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반드시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우리 순천이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정원도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순천시의회 의원들이 의대 유치 활동을 하고 있다.

- 의료취약지역을 해소할 특단의 대책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현안 중 우리지역 의과대학 유치가 가장 핵심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전남지역만 의대가 없다. 우리지역 국립의대 설립은 주민 건강권뿐 아니라 지방생존과도 직결된 문제로 균형발전차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이자 책무다."

"전남은 국가산단을 비롯한 석유화학단지가 밀집돼 각종 산업재해에 항상 노출돼 있다. 고령화 인구비율은 24%로 공중보건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현 의료시설은 매우 열악한 상황으로 상급 의료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순천시 미래와 시민의 절대적 염원이 담긴 사안인 만큼 정부 등 관계기관을 방문하고 인근 지자체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 결실을 이루겠다."

"시의회에서도 지난 제262회 임시회에서 '전라남도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의과대학 유치지원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총 11명 의원이 유치관련 촉구와 지원, 각종토론회 참석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의대 유치에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경관조경 연향뜰 여름 모습 조감도

- 활력 있는 도시를 위해 젊은층 유입이 중요할 때다.

"자연적 인구감소와 사회적 인구유출, 생산과 소비활동 위축, 지역사회 활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해소해야 한다. 지역 성장은 곧 경제와 인구 성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자리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 모든 분야에서 수도권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가 있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미래사회에 대비해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중장기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 구체적 대안이 있으면 설명 해달라.

"수도권으로 상경하고 싶은 청년도 있겠지만 익숙한 고향에서 살고 싶은 청년도 있을 텐데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일할 곳이다. 가령 순천에 애니메이션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든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정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외에도 순천에 한 달 살기 체험, 아니 일주일이라도 좋으니 우리지역이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지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 또 저출산 극복과 양육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사람이 모이면 경제가 순환되고 경제가 순환되면 살기가 좋아지고 살기 좋아지면 웃음이 절로 난다."

▲순천시의회 '경전선 순천~광주송정 단선 전철화 사업 대책 특위'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순천시 당면현안에 대한 입장은.

"정주여건을 위해선 경전선 도심 관통 대안 마련과 광역폐기물자원화시설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전선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도사동부터 풍덕동을 거쳐 조곡동까지 4.2㎞가량 도심을 관통한다. 이대로 진행하면 철도 주변은 교통체증이 가중되고 인접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정주여건은 진동과 소음으로 크게 나빠진다."

"경전선 전철화 사업 자체 실효성은 인정하나 현 계획대로 사업 추진은 시민이 받아들일 수 없다. 많은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시민 의견을 받들어 순천의 미래 발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노선이 결정돼야 한다."

"두 번째로 광역폐기물자원화시설 조성이다. 2030년 1월 1일부터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가 전면 시행되면 소각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생활쓰레기를 처리할 수 없어 순천시는 2029년까지 자원화시설을 반드시 설치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민 인식개선이 가장 큰 과제다. 경기 하남 유니온파크와 평택 에코센터는 부모와 아이들에게 소각시설이 아닌 가고 싶은 주민여가시설이 됐다. 아산환경과학공원의 굴뚝 전망대는 일일 평균 1,000여명이 찾는 관광 명소로 성장했다."

"순천보다 면적이 작은 서울 땅에도 이미 4개 소각장을 운영하고 있고, 소각에너지로 인근 5만가구에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많은 시민이 이제는 소각장이 혐오시설만은 아닌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쓰레기소각장을 지하화 한 후 지상엔 놀이시설과 테마파크를 만들어 관광명소가 된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

- 소각장이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시민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다른 문제다.

"소각시설을 친환경 시설로 설치해 지역 랜드마크가 된 해외 사례가 많다. 덴마크 코펜힐과 일본 오사카 마이시마, 오스트리아 슈피텔라우, 프랑스 이쎄안 등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이 우려하는 안전, 건강·보건, 재산가치하락 문제 이런 것들을 충분히 보전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 시민과 약속은 꼭 지키고 책임을 져야 한다."

"소각시설은 지하에 친환경적으로 설치하고 지상은 경제와 문화·예술·체육 융·복합 시설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복지로 돌려준다면 기피시설, 혐오시설이 아닌 선호시설, 환영시설이 될 것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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