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마을 주민 삶·흔적 화폭에 담아
4월 1~22일까지 신작 53점 선보여

▲한주연 작가 '도성비가' 초대전 포스터

[여수/남도방송] 에그갤러러(관장 박성태)는 4월 1일부터 22일까지 한주연 작가 초대전을 연다고 31일 밝혔다. '도성비가(悲歌)' 주제로 열리는 이번 초대전은 지난해 개관전으로 연 박동화 작가 '도성영가'에 이어 도성마을 주민 삶과 풍경에 주목한 작품이다.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 50여점은 전남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한센인정착촌 도성마을의 풀과 나무, 폐축사와 사료통 ,한센인 묘지 등을 비롯해 한센기념관의 한 소녀와 고인이 된 한센인 아내의 초상 등을 담은 신작들이다.

도성비가는 너무 슬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색채의 독백이다. 오로지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실존감을 도성마을을 통해 보여준다. 화폭에 담긴 작가 고백에 눈과 귀를 열고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지금의 나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살아가는지, 어떻게 살아갈지 등을 놓고 진심으로 고민하는 과정을 맞는다.

생명을 잉태한 듯한 '마더' 작품은 단종과 낙태라는 한센인의 아픈 역사를 미술 영역에서 처음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그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라고 소개하며 세상의 귀퉁이나 모서리에 집중해 사물이 조용히 뱉어내는 목소리에 답하듯 그림을 그린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오랜 기간 고립됐던 마을의 아픈 역사와 내재된 슬픔의 정서를 함께 하기 위해 집중했다"며 "감히 제가 알 수는 없지만 그들 생의 한 귀퉁이라도 함께 하고자 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정윤 에그갤러리 도슨트는 "내면에 도사린 슬픔의 감정을 서정적인 회화로 그려내 관객은 저절로 슬픔의 잔상을 투영하게 될 것이다"며 "자연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의 슬픔과 절망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연약한 인간의 고귀함과 존엄을 작품 속에서 느껴보길 바란다"고 했다.

에그갤러리는 2014년 도성마을 주민 삶을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묶어 첫 공개한 박성태 사진작가가 2021년 9월 주민 도움을 받아 마을에 개관한 예술공간이다. 이번 전시 오프닝은 4월 1일 오후 4시다. 관람은 무료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하태민 기자 hagija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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