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남도방송]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가 많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의 하나는 인구가 급속히 감소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남녀의 결혼연령은 갈수록 높아가고, 시집가기를 꺼려하여 홀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수효도 점점 급증하고 있습니다.

도시보다도 농어촌은 더욱 심해져서 마을에 아기의 울음소리가 끊기고 있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런 문제와 연관되어 농어촌의 초등학교는 폐교되는 학교가 늘어가고, 교사들의 직장유지 문제까지 확산 일로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인구의 급감이야말로 국가의 존망과 관계되니 어떤 일보다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산은 그의 『목민심서』에서 정책의 중요한 문제의 하나로 '자유(慈幼)'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습니다.

심한 흉년에는 먹고살기에 힘든 부모들이 자녀를 죽이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가난 때문에 아이들을 키울 수 없는 어려움에 봉착하는 빈한한 가정이 늘어나자, 그런 어려움에 눈을 돌린 분이 다산이었습니다.

"인민들이 곤궁해지면 자녀를 낳아도 거두지 못하니, 그들을 타일러서 아이들을 기르게 하여 우리 자녀들이 보호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民旣困窮 生子不擧 誘之育之 保我男女)"라고 말하여 자녀들을 유기하거나 죽이지 말고, 제대로 기르고 보육할 수 있는 조치를 국가가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훌륭한 목민관이 취한 조치를 칭찬하고 있습니다. "임방(任昉)이라는 의흥(義興)의 태수는, 흉년이 들어 자식을 낳기만 하고 기르지를 않으려하자, 법제를 엄하게 개정하여 아이를 거두지 않는 사람을 살인죄에 해당하게 하고, 임신한 여인들에게는 비용을 지급하여 구제하게 했으니 그 호수(戶數)가 1천호에 이르렀다."라고 하여 그의 선정을 거론했습니다.

지방선거의 날짜가 가까워오면서 유아교육의 문제나, 아동급식의 문제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온갖 주장이 난무하는 때가 요즘입니다.

남녀가 제 때에 결혼하여 직장 일을 계속하면서도 자녀를 제대로 키울 수 있고, 자유, 즉 육아·보육정책이 선진화되어 있다면 왜 결혼을 꺼려하고 자녀 가지기를 싫어하겠습니까.

학비면제와 무상급식이 모두 육아나 자유정책에 구체적으로 관계되고 있습니다.

어떤 정책과 방법을 동원해야 자녀 키우기가 쉬어졌다고 결혼하여 자녀 낳는 남녀가 늘어날까요.

다산시대에도 흉년이면 자녀 버리기를 물건 버리듯 했다는데, 요즘은 아예 낳으려고도 않으니 얼마나 답답한 세상인가요.

국가의 존립과 관계가 큰 자유정책이 제대로 세워져, 인구가 늘어나고 국부가 증진되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손 모아 빌어봅니다.

박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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