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남도방송] 초록이 온 세상을 다 차지할 즈음 사람들은 환절기임을 느낀다. 이제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려는 시점. 새 순에 새 나물에 항상 담백하고 깔끔한 음식들을 많이 먹다보니 향기롭고 신선함에 만족을 가지지만 뭔가 배가 한쪽이 덜 채워진 듯한 포만감의 아쉬움을 가진다.

□ 신세대와 구세대의 만남

이 아쉬움을 달래 줄 5월의 제철음식이 바로 붕어요리이다. 찬바람이 불 때쯤이 붕어찜의 참 맛이라고들 하지만 붕어의 산란철인 이즈음 5월에서 7월경에 맛보는 붕어찜의 맛 또한 환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가을에 해 두었던 잘 마른 무시래기와 산란을 위해 살이 제대로 오른 붕어의 만남은 가히 해를 넘나드는 궁합이라 볼 수 있다. 적당량의 된장에 무시래기를 깔고 툼툼한 무에 토실한 붕어를 몇 마리 얹어 20분 정도 졸이면 바다생선의 매운탕과는 다른 민물고기의 깊은 맛과 은은함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 무시래기와 붕어위에 야체와 버섯을 올리고 시원한 국물을 위해 상당량의 새우를 넣었다.

□ 밥 한 공기 더 주세요.

구수한 된장과 시래기가 만나 탐지디 탐진 붕어를 감싸서 뿜어내는 국물의 맛은 상사호 수심만큼이나 깊고 진하여 소주 한 잔이 절로 목을 넘어가고, 버섯과 야채 새우에서 보태는 시원함은 탁 트여진 호수의 크기만큼이나 넓고 청정하여 밥 뜨는 수저 속도가 무척이나 빨라져 어느새 밥그릇이 동이 난다. 밥 한 공기 더 달라 재촉하고 수저는 연신 국물에 멱을 감고 있고, 젓가락은 통실한 붕어 살에 시래기를 얹고 있다. 

▲ 붕어만 뜨거운 스팀에 찌고 그 위에 양념장을 뿌려 살을 발라 먹어도 좋다.


상사호를 삶의 터전으로......
상사호가 만들어 지면서 일부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어업권으로 어머니가 약 10여년 전부터 하시던 것을 김 철현(45) 김 미선(36)부부가 약 5년 전부터 황금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상사호댐에서 승주로 가는 방향의 중간 즈음에 위치하여 상사호의 전경과 분위기를 한 껏 누릴 수 있는 위치이다. 사장님 부부는 상사호에서 잡은 자연산 민물고기( 쏘가리, 메기, 붕어, 가물치 등)를 직접 판매하거나 요리로 판매를 하고 있다. 나이 차가 약간 나는 김 미선 여사장님의 얼굴이 부부의 금슬과 행복을 표현하는데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 황금가든에서 바라보는 상사호 전경

맑은 정기와 깊이가 통째로 내안으로......
저 맑고 깊은 호수를 자연스레 유유히 유영하며 구석구석 좋고 좋은 것만 골라 먹고, 높은 수압에 견디고 천적을 이기고 이렇게 큼직하고 튼실하게 자란 녀석이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자연을 바라보며 자란 채소들과 어우러져 지금 이 자리 내 밥상위에 올려져 있다 여기니 마치 상사호를 통째로 들이킨 것 같아서, 막걸리 몇 통을 통째로 앉은 자리에서 마셨다는 장비가 온다한들 두려움과 부러움이 어디인들 있겠는가?

▲ 드러난 붕어의 크기가 20cm가 족히 넘어 보인다.

음식점 정보: 순천시 상사면 도월리 1188-1, 061)751-9044, 자연산민물고기, 토종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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