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남도방송] 뇌물 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전현직 여수시의원들에 대한 경찰수사가 사실상 공황상태에 빠졌다.
지난 6월 중순께부터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여수경찰은 오현섭 전 여수시장 검거의 장기화와 더불어 뇌물 공여자인 주 모(67)씨가 중국도피 이후 국내 귀국을 미루면서 수사가 답보상태에 이르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이유로 막바지 수사의 어려움을 언론에 토로하며 대외적으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기민 여수경찰서장은 얼마전 가진 기자간담회 서 “수사의 막바지 단계에서 의혹의 장본인인 주 씨가 귀국하지 않았고 오 전 시장이 출두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방향에 대한 섣부른 언급은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서장은 “이번 사건은 의원 개개인의 정치생명이 걸린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혐의를 확실히 입증할 수 있는 주 씨의 구체적 진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아직은 돈을 받은 시의원들의 수사를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경찰서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극비사항으로 분류하고 물밑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장 지시의 함구령이 떨어지면서 사건을 맡은 지능수사팀 내에서도 엄격한 정보통제와 함께 정보유출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여수경찰서 정보과의 한 관계자는 “시의원 뇌물 사건과 관련 첩보 부서는 물론 윗선에 이르기까지 정보가 엄격 통제되고 있다”면서 “만약에 정보가 유출된다면 지금까지 진행돼왔던 수사가 물거품 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자칫 수사시점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시민 조모(45)씨는 “수사의 마무리 시점에서 사건 핵심 인물들이 언제 검거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고의적인 수사 지연은 경찰 의지의 문제”라며 “개원초 자숙적인 분위기가 흐르던 의회도 수사가 지연되면서 시민단체 차원의 수사촉구 등도 자연히 사그라들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35)씨는 “토속비리 근절을 외쳐며 수사의 굳은 의지를 다지던 경찰도 결국 이번 수사도 봐주기식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면서 "향후 경찰의 향방을 지켜볼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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