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대통령의 스포츠 사랑

[기획/남도방송]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스포츠에도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특히 남-북한 스포츠 교류와 임기 중 열린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열정을 쏟았다.

재임 중 열렸던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인 2002년 한·일 월드컵도 빼놓을 수 없다. 취임 즈음 외환위기 여파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상암 월드컵경기장 신축을 놓고 논란이 일었으나 최종적으로 결재했던 주인공이 김 전 대통령이었다.

결국 자신이 건립을 최종 승인했던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고이즈미 총리,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월드컵 개막을 선언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가 대형 축구공에 싸인을 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개막사에서 "축구를 통해 세계인은 인종과 문화, 이념을 초월해 하나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인류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다이내믹 코리아'도 체험해 달라. 세계평화와 인류화합의 새 시대가 열리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개막식과 한국대표팀 경기, 일본에서 열린 폐막식 경기를 관전하며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기원했고 직접 경기장을 방문해 응원한 경기는 모두 이겨(폴란드 2-0, 포르투갈 1-0) 16강 진출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 김 전 대통령이 라커룸을 직접 방문해 축구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당시 16강 진출에 고무된 김 전 대통령은 라커룸을 직접 찾아 태극전사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당시 대표팀 주장이었던 홍명보가 병역특례를 건의했고 김 전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과 상의해 잘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대답해 결국 면제 혜택이 실현됐다. 이 덕분에 월드컵이 끝난 후 박지성·이영표·송종국 등이 외국무대에 진출하는 길이 한결 수월해졌다.

김운용 전 대한체육회장 겸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생각 이상으로 스포츠에 이해가 깊으신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성과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막식 남-북한 동시 입장의 토대를 마련한 것. 2000년 북한을 방문한 김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 회담을 통해 남-북한 동시 입장을 이끌어 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한 단일팀 구성까지 추진했으나 아쉽게 성사되지 못했다.

남-북한은 이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시드니올림픽 남-북한 동시 입장은 교류의 기폭제가 됐다. 북한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해 김 전 대통령의 노력에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1998년 2월 제15대 대통령 취임식에 사마란치 IOC 위원장을 초청하는 등 스포츠 외교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은 7대 국회의원 시절 한 때 골프를 했다는 얘기도 있었으나 1970년 초반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불편해진 뒤부터 직접 스포츠를 즐기기 어려워졌다. 사고 이후 이따금씩 관전을 위해 경기장을 찾으며 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 이진환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 학과 졸업
-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 석사
-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 박사수료
- 하나용인대 태권도스쿨 관장
- 성화대학교 체육학부 교수
한편, 역대 대통령 중 스포츠에 가장 애정을 보인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검도와 사격을 즐겼다. 청와대에 대통령 전용 사격장까지 만들었다. 또 박스컵 국제축구대회를 개최했다.
 
전 전 대통령은 야구 축구 등 구기 종목을 선호했다. 육군사관학교 시절 축구팀 골키퍼로 활약하기도 했던 전 전 대통령은 프로야구 출범에도 관여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골프를 즐겼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조깅과 등산이 취미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요트 동호인 모임에 적극 참여할 정도로 요트에 푹 빠져 지냈다. 야구명문 부산상고 출신답게 야구에도 관심이 많았고,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위해 IOC 총회가 열린 과테말라를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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