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남도방송] “스스로의 심신 수양과 경찰관으로서 시민들이 느끼는 딱딱한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처음 서예를 시작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글쓰기에 더욱 매진할 생각입니다”

바쁜 근무 시간을 쪼개 틈틈이 익힌 솜씨를 발휘해 대한민국서예전람회(國展)에서 2년 연속 특선의 영예를 안은 현직 해양경찰관이 화제가 되고 있다.

30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발표된 제18회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입상자 선정 결과, 경무기획과에 근무하는 최수남 경위(52)가 고려시대 문신 매호(梅湖) 선생의 시 한 수를 예서체로 써낸 작품이 ‘특선’으로 선정됐다.

최 경위는 지난해 9월에도 이 대회에서 해서체로 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시를 출품해 특선하는 등 국전(國展)에서 2년 연속 특선하는 영예를 얻게 됐다.

수많은 출품작 가운데 예비심사 결과 특선작 이상으로 선정되면 심사위원단이 지켜보는 현장에서 직접 친필 휘호를 통해 본인의 작품인지 검증을 거치는 만큼 최 경위의 솜씨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최 경위는 서예대회에서 이미 여러차례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02년 신춘휘호대전을 시작으로 전라남도미술대전 7회, 대한민국서예전람회 6회, 한중서예교류전 10회 등 각종 대회에서 모두 20여 차례 입상했다.

해관(海關)의 호를 가진 최 경위는 현재 여수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지금도 새벽 4시면 스승의 서실을 찾아 만학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어 지역 예술계에서는 이미 해양경찰 서예가로 소문이 자자하다.

1987년 해양경찰에 투신한 최 경위는 10년전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뒤늦게 서예공부를 시작, 틈틈이 익힌 솜씨로 동료 경찰관들에게 가훈과 좋은 글귀 등을 직접 써주고 때로는 서예 강사 역할도 맡고 있다.

최 경위는 수상 소감을 묻자 “훌륭한 스승을 만나 그 아래서 꾸준히 공부하게 된 것이 오늘의 영광을 가져온 것 같다”며 우리나라 행초서의 대가인 남재 송전석(76. 국전 초대작가) 선생의 문하생임을 자랑스러워했다.

한편, 이번 국전에는 모두 2800여 점이 출품돼 대상 1명과 우수상 5명, 특선 92명 그리고 입선 654명이 선정됐으며, 오는 9.25-10.2 사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일반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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