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승화 기자

[여수/남도방송] 경찰의 뇌물수수의혹이 점차 수면위로 떠오름에 따라 그동안 안팎에서 떠돌던 부패고리가 곪아 터지고 말았다.

자체 감사로 모든 의혹을 밝혀내겠다던 여수경찰서도 지지부진한 수사를 끌어오다 결국 광역수사대의 처분을 받게 될 처지가 됐다.

현재 몇몇 경찰관들이 불법 성인오락실에 지분을 투자하고 단속정보를 흘리며 공생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등 확인되지 않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경찰의 성인오락실에 대한 유착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이번 파문을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히 태어나길 바랬던 주위 바램에도 불구 경찰은 우려했던 제 식구 감싸기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채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고 말았다.

이 시점에서 지난 5월 한기민 여수경찰서장이 갓 취임한 이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강조했던 자신의 원리원칙과 소신이 떠오른다.

한 서장은 이 자리에서 모든일을 원리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강경론을 내세우면서 대신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성과 편의를 제공한다는 양비론을 제시했다. 

기자들과의 우스개 말로 허용 한도 내에서는 근무시간 중 오침까지 봐주겠다는 위험한 발언도 내뱉았다.

결국 믿었던 직원들로부터 돌아온 것이 무엇인가. 온갖 비리의혹과 기강해이로 여수경찰 창설 이래 최악의 오명까지 남길 처지에 처했다.

뇌물수수 의혹은 불거질대로 불거졌다. 이미 본지에서도 타 의혹으로 수차례 제보를 했음에도 불구 눈과 귀를 막고 자체 감사를 허술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본지가 제기한 의혹이 사그라 질때쯤 또다시 대형 뇌물수수 파문이 터지고 말았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더 큰 문제는 이번 자체감사에서도 용의자를 잡아내지 못해 결국 상급기관의 몽둥이 세례를 받게 된 것이다.

당초 본지의 의혹제기에 대해서 자체감사와 더불어 용의자를 스스로 색출하고 내부쇄신을 단행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보였다면 경찰을 향한 비난의 손가락질은 덜했을지 모른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고 했다. 시민들은 불법 성인오락실을 단속해야 할 하고 관련 비리수사를 해야 할 경찰관이 수사 대상이 됐다는 사실에 큰 배신감과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할 것이 아니라 내부적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지금이라도 한점 의혹없이 관련 비리를 낱낱히 파헤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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