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창진 전남시민연대공동대표

[여수/남도방송] 여수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조심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회사행'이라는 팻말을 잘 보아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엉뚱하게 중간에서 내려야 하고, 이중으로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무료 환승제가 생겨서 다행이지만 환승할 때마다 시 예산에서 1회에 920원의 예산 보조를 하므로 사실상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 된다.

무료 환승제가 시행되었지만 환승제 효과를 못 살리는 것은 현행 노선이 환승제 실시 이전에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가고 싶은 목적지에 기다리지 않고 빨리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환승제를 살린 노선의 대폭 손질이 절실하다.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시내버스를 많이 타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박람회 대비 시내 교통 대책이다.

현재 여수시내버스는 58개 노선에 174대가 하루 1,227회 운행을 하고 있다.  그런데 시내버스 회사가 둔덕동과 미평동에 위치하고 있어서 회사에서 출발하고 도착하는 버스가 무려 37개 노선에 89대가 하루 538회 운행을 하고 있다.

따라서 국도 17호선 둔덕과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빈차로 다니는 회사행 버스가 1,076회 운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결국 비좁은 중앙동과 서시장 앞에서는 시내버스가 꼬리를 물고 다니는 등 교통 체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방법은 시내버스 회사 부지를 매각하고 외곽에 공용부지를 마련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시내버스 환승터미널이다. 이렇게 하려면 시내버스 체계에 대한 대폭 손질이 필요하다.

여수는 반도이면서 나비형이므로 날개 지역에는 서울과 같이 마을버스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지금은 화양면에서 돌산읍에서 율촌면에서 오는 버스가 모두 시내를 통과한다.

노선 길이가 길어서 1대의 버스로 운행하는 노선은 다음 버스까지 2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번 버스를 놓치면 4시간을 기다려야 하므로 일찍 나와서 무작정 기다리고 있거나 타는 것을 포기한다. 그래서 시내에 시내버스는 많이 다녀도 정작 내가 가려는 곳의 버스는 없다.

현행 1대가 움직이는 노선은 5번, 999번, 22번, 23번, 24번, 24-1번, 25번, 26-1번, 29번, 37번, 38번, 90번, 91번, 92번, 93번, 95번, 68번, 76번, 84번, 100번, 102번, 103번, 105번, 112번, 116번 등이다. 이것은 종점 마을 주민들의 민원 해결형이지만 근본적인 교통 수단이 되지 못하고, 대부분의 구간에서 중복 운행을 만든다.

마을버스는 소순환 버스로 방면별로 중형버스가 수시로 환승터미널까지만 운행을 한다. 그만큼 노선 길이가 줄어들므로 운행 시간이 단축되면서 횟수가 늘어난다. 시내버스 승차율을 높여 적자 노선, 손님을 적게 태우고 다니는 구간을 그만큼 줄이자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돌산읍 안에서 봉산동까지, 삼일쪽과 만성, 오천은 석창과 둔덕, 율촌과 소라는 석창과 죽림, 화양은 죽림까지 마을버스제를 운행한다.

그곳에서 내려서 다음 행선지까지 무료 환승을 한다. 봉산동, 석창, 둔덕, 죽림에 환승터미널을 두면 간단히 해결이 된다.

물론 읍면지역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는 노약자분들께서는 번거롭지만 자주 다녀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검토해볼만한 일이다.

노선 개편은 크게 네가지 유형으로 직통 노선과 중순환노선, 대순환노선, 소순환노선(마을버스제)으로 구분한다.

직통노선은 환승터미널에서 출발해서 환승터미널까지 운행을 한다. 예를 들면 죽림에서 출발하여 도원사거리, 쌍봉사거리, 부영3단지, 여서동 로터리, 서시장에서만 정차하고, 봉산동으로 간다. 오동도에서 출발하여 여수역, 중앙동 로터리, 서시장, 문수삼거리, 둔덕, 국민은행을 거쳐 석창까지 직통노선이다.

대순환노선은 죽림에서 출발하여 석창, 둔덕, 문수삼거리, 공화동휴게소, 오동도입구, 종화동, 중앙동로터리, 신월동, 웅천, 부영3단지, 죽림 순서로 쌍방향 운행한다.

중순환노선은 석창에서 출발하여 둔덕, 문수삼거리, 여서동, 웅천, 국민은행, 석창으로 운행한다. 오동도에서 출발하여 여수역, 공화동휴게소, 문수삼거리, 여서동, 서시장, 중앙동로터리, 오동도로 운행한다. 또, 봉산동에서 서시장, 문수삼거리, 둔덕, 국민은행, 도원사거리, 부영3단지, 웅천, 신월동, 봉산동으로 운행한다.

노선별로 구분하는 것은 직통 노선은 주황색, 대순환은 파랑색, 중순환은 초록색, 마을버스는 노랑색, 시티투어버스는 분홍색으로 구분하면 된다.

버스 숫자는 줄어들어도 지금보다 운행 횟수가 늘어나므로 가고싶은 곳에 언제든지 쉽게 갈 수 있다. 또, 지금과 같이 모든 시내버스가 손님이 없어도 회사에서 출발해야하므로 미평까지 가기 위해서 불필요하게 시내를 들어가는 일이 없다. 여수만 있는 애매한 윗길과 아랫길이 없어져 혼란이 줄어든다.

현행도 시내버스 회사에 예산에서 많은 경비를 보조해 주고 있다. 여기에다 조금만 더 보태면 박람회 기간 3개월 동안은 무료 탑승을 할 수 있다. 몇년 전에 실사단이 왔을 때 무료 운행을 한 적이 있다.

이렇게 되면 시민들은 자가용을 운행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외부 관광객, 셔틀버스 이용객들도 그만큼 편리하게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내버스 운행 시간을 줄이는 것이 이용객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다. 먼저 승차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교통카드 사용을 생활화한다.

더 많은 시민들이 교통카드를 이용하게 하려면 현행과 같이 50원 할인으로는 부족하다. 100원씩 할인하면 누구나 구입해서 사용한다.

지금과 같이 시내에서 승강장 간의 거리가 불과 300m 정도 밖에 안되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하므로 기름이 많이 들고,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따라서 현행 승강장에서 버스의 종류에 따라 정차 승강장과 통과 승강장을 색깔로 구분한다. 이용객이 많지 않은 곳의 승강장은 직통과 대순환버스는 그냥 통과하고, 중순환과 소순환버스만 정차를 하면 된다. 

편도 2차선 이상인 도로는 무조건 시내버스 우선 차로제를 실시하고, 중앙분리대가 없는 4차선 도로는 교통 첨두 시간 때에는 가변차로제를 실시하여 운행 속도를 향상시킨다.

지금의 시티투어버스는 여수역에서 한번 탄 손님들만 대상으로 관광 명소를 운행한다. 해양관광레저수도를 지향하고 있는 도시로서 면모를 갖추려면 시티투어버스도 일정한 장소에서 누구나 버스 요금을 내면 탑승을 할 수 있게 한다. 영국이나 유럽처럼 2층버스, 창이 큰 버스를 운행하여 관광지로서 손색이 없게 한다.

예를 들면 시내관광버스 노선은 크게 3개로 나눌 수 있다. 지금은 여수관광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볼 것이 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향일암 노선은 여수역, 오동도, 진남관, 돌산대교, 용월사, 무술목 해양종합관, 돌산갓체험관, 향일암, 방답진성, 돌산공원, 장군도, 이순신광장, 해양공원 순서로 운행하면 된다.

선소 노선은 여수역, 만성리, 모사금해수욕장, 신덕해수욕장, 이순신대교, 여수산단, 석창성, 선사유적공원, 선소, 웅천 해변공원과 예울마루, 송현마을, 한국화약 여순사건발발지, 충민사 등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투입한다.

왕바위고인돌 노선은 여천역, 석창성, 신풍 애양원, 옛 율촌역, 장천교회, 산수리 고인돌, 왕바위재 고인돌, 장척 해양체험마을, 현천쌍둥이마을, 백야대교, 백야도 등대, 디오션리조트, 소호요트장, 선소, 웅천해변공원과 예울마루, 여천역 순서로 다니면 외지 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다.

관광버스가 정기 노선이므로 중간에 서로 연결된 곳만 타면 된다. 하루 이용권을 끊으면 언제든지 마음대로 타면 되므로 내려만 주고 다음 기착지로 이동하면 된다.

시내버스 운행 체계 개편에 따른 남은 차량과 기사를 투입해서 관광지만 다니는 버스를 대폭 늘이면 된다. 여수의 관광지는 언제든지 갈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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