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명성기구가 지난 9월 5일에서 23일까지 전국 중고교생 1100명을 대상으로‘반부패 인식’을 조사해 지난 10월 22일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청소년들의 반부패 인식수준이 낮은 것으로 조사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반부패 청렴교육이 시급함을 말해주고 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10억을 벌 수 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항목에 청소년의 17.7%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기꺼이 뇌물을 쓸 것’이라는 항목에 20%가 ‘그렇다’고 응답하는 등 뇌물이나 불법행위에 대해 청소년들의 인식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 큰 우려는 이같은 응답 수치가 2002년 조사 때보다 더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의 부패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패의 문제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해 왔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 사회의 부패 문제가 국민 대다수, 특히 서민층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은 넉넉히 가진 사람, 남들이 부러워하는 권력과 명예를 차지한 사람들의 욕심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터져 나온 공무원들의 ‘쌀 소득보전 직접 지불금’ 문제뿐만이 아니다. 역대 대통령들의 친인척 비리로부터 고위 공직자, 정치권 인사, 기업의 총수, 그리고 심지어 교육감에 이르기까지 지도층의 부패 행태가 대다수 국민은 물론 배움의 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에게까지도 도덕불감증을 야기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반부패인식지수는 기성세대의 투명성과 부패인식지수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탈법과 부조리, 그리고 배금주의가 청소년들의 도덕적 가치관을 이처럼 왜곡시킨 것이다. 

청소년은 사회의 투명성의 척도이며 거울이다. 청소년들의 반부패 인식 수준은 미래 우리 사회의 부패정도를 결정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정부와 사회 각계가 청렴성을 높이기 위해 부패를 방지할 수 있는 교육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기성 사회로부터 투명성 및 청렴도 제고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법대로 살면 손해 본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도록 사회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합리적인 제도 및 시스템 정비와 엄정한 법치주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의 87.4%가 반부패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학교 교육이 입시위주의 교육에 몰입돼 인성교육에 소홀했던 탓이다.

오늘날 반부패, 청렴도의 문제는 개인이 누려야 할 삶의 질과 국가의 경쟁력에 직결되는 문제다. 위험수위에 다다른 우리 청소년들의 부패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대안을 교육에서 찾아야 하며 학교와 가정, 사회의 관심과 지도가 병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사회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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