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마을 탐방 - 여수시 화정면 적금도

[여수/남도방송] 가난과 배고픔에 시달리던 여수의 한 오지섬이 매년 수십억의 소득을 창출하는 부자섬으로 탈바꿈해 이목을 끌고 있다.

행정구역상 여수시 화정면 적금도. 백야도에서 뱃길로 40분 거리에 위치한 이 섬에는 현재 76가구 16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한때 전체 주민의 절반가량이 외지로 떠났던 이 섬에 고향민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수천 만원의 보증금을 내고서라도 정착을 원하는 외지인들이 줄을 잇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0.78㎢에 불과한 작은 오지섬에 인파가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적금도는 60년전 금광이 개발되면서 세간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평당 땅값이 외지보다 곱절이나 비쌀 정도였다고 하니 당시 호황기를 짐작해 볼만 하다.

하지만 금광이 고갈됨에 따라 주민들도 하나둘 섬을 떠나기 시작하면서 과거의 영화는 사라지고 맨손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배고픔과 가난의 섬으로 전락했다.

불과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1인당 연간 소득이 1200만원 수준에 그쳤지만 6년새 1인당 평균수익은 6000만원으로 5배나 껑충 뛰었다.

▲ 여수 적금도 마을 전경.

 

적금도의 성공비결은 전국최초로 설립한 어민주식회사의 경영비법에 담겨있다.

주식회사형 어촌계 운영방식 전환으로 신뢰도를 확보하는 한편 어촌계 규약 정비와 구성원 재정비를 통해 결속을 다졌다.

어촌계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산물에 대해 공동생산 및 공동분배를 원칙으로 정해 수익구조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어촌계 내 조업분쟁 문제도 어선어업 구조조정을 통해 해소했다. 10척에 달하던 문어잡이 어선들도 통폐합을 통해 어촌계 직영운영 방식으로 변경하는 한편어선업, 마을어업, 유어장, 자금관리 등 분야별 전문경영을 통한 어촌계 기업화를 도모했다.

수산물 브랜드 개발 및 유통방법 개선을 통한 어가소득 증대에도 혁신을 이뤘다.

어장에서 생산되는 어패류를 비롯한 각종 수산물의 생산 및 판매를 체계화해 내실을 기하는 한편 외지인들을 상대로한 해상펜션과 낚시선 등의 운영을 통해 부대수익을 창출했다.

적금도 주민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수익의 10%를 종패살포와 어장청소 등 어촌계 수익금 재투자를 통한 지속적인 생산기반을 구축했다.

이 모든 배경에는 한 사람의 소신과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22년째 어촌계장을 맡고 있는 박종길(52) 자율관리공동체 위원장은 “마을어장은 주민들이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외지인이 독식하던 어업권 회복과 마을 갱생에 10여년 동안의 노력을 쏟아부었다”면서 “지금은 젊은 사람들이 늘면서 고용창출과 관리비 절감까지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수 적금도 어촌계는 지난 2008년 전국 자율관리어업대회서 대통령상을, 최근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전국 벤치마킹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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