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함(함정명 속리산호) 지난 9일 마지막 해상경비

[여수/남도방송] 30여 년 동안 지구둘레의 29배가 넘는 바닷길을 항해하며 해상치안 임무를 수행하던 해경 경비함이 일생을 마감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11일 여수해양경찰서(서장 김두석)에 따르면 이 경찰서 소속 250t급 중형경비함인 266함(속리산號)이 지난 9일 마지막 해상경비 임무를 끝으로 퇴역하고, 다음달 300t급 최신예 경비함으로 대체 건조되어 다시 태어난다.

해양경찰청장으로부터 운항정지 명령을 받은 266함은 지난 1980년 11월 건조돼 동해해경에서 취역, 3년만인 1983년 10월 여수해경으로 이동 배치된 후 지금까지 총 9만8천여 시간 동안 116만5천여㎞를 운항하며 각종 임무를 수행해왔다. 지구를 무려 29바퀴나 돌고도 수천㎞가 남는 거리다.

총길이 47.8m, 너비 7.1m 크기의 266함은 그동안 6천7백여 척의 검문검색을 통해 450여 척의 각종법규 위반 선박을 적발했고, 충돌․좌초 등 사고를 당한 선박 72척에 대한 수색․구조를 통해 667명의 귀중한 생명을 지켜냈다.

또한 밀수․밀입국 등 국제적 범죄단속과 함께 섬이나 바다에서 고통을 당하던 응급환자 49명을 육지로 이송했으며, 전남동부 해역에서는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불법조업 중국어선 12척을 나포하기도 했다.

건조 당시에는 독일 MTU社의 3천660마력짜리 디젤엔진 2기를 장착해 최고 25노트의 속력을 자랑하는 고속경비함이었으나, 바다에서 거친 풍파와 함께 30년 세월을 보내면서 선체가 노후돼 대체건조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경찰관과 전경 등 24명의 승조원을 이끄는 임재철(52.경감) 제26대 함장은 “30년 5개월 동안 경비함을 운용할 수 있었던 것은 이곳을 거쳐간 수많은 승조원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함정의 퇴역을 아쉬워했다.

한편 이번에 퇴역하는 266함을 대체할 300t급 최신예 고속 경비함은 다음달 말께 여수해경에 인도되어 전남동부지역 해양주권 수호와 해상경비, 연안해역 안전관리 임무를 계속 이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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