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 의원 외교부 대정부질의서 지적

[여수/남도방송] ‘우리가 당신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런 일은 당신이 알아서 나오는 방법뿐이다’

지난 2009년 불법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돼 억울한 누명을 쓰고 필리핀 마닐라 교도소에서 1년 3개월째 수감중인 여수출신 김규열 선장에게 필리핀 주재 영사가 던진말이다.

주승용(여수 을/민주당) 의원은 7일 외교통상부 대정부질문에서 지난달 김씨가 수감돼있는 교도소를 찾아 김씨를 만나 나눴던 억울하고 절박한 사연을 생생히 전하면서 “이 것이 헌법이 정한 재외국민 보호의무를 다 한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주 의원은 “김씨가 ‘언어소통도 안 되는 상황에서 구타와 가혹행위로 일방적으로 뒤집어씌우는 식의 조사에 속수무책이었다. 대사관에서 조금만 신경을 써줬어도 이렇게 감금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가슴을 쳤다”며 정부가 구원요청을 외면하는 등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김 씨는 각종 가혹행위로 귀에서 고름이 나오고 몸무게가 30kg이상 빠지는 등 건강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칫솔질을 못해 자기 손으로 치아를 3개나 뽑는 인간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필리핀 주재 대사관에서는 김씨와의 면담은 커녕 필리핀 경찰수사 서류에만 의지한 채 재조사 요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사연이 현지와 고향에 전해지자 보석상태에서 재판을 받을수 있도록 필리핀 한국교민회와 여수시에서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정부차원의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주 의원은 “필리핀의 경우 현재 재외국민이 약 11만5천명으로 추산되는데 이중 공관에서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는 수가 1만2천374명으로 약10%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각종 사건·사고 발생 시 재외국민이 제대로 보호될 수 없는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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