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월등면 괴목리...자연과 어우러져 밥상 위에 핀 연잎밥

[맛집/남도방송] 연꽃잎을 한겹한겹 벗겨내자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 사이로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밥알이 식욕을 자극케 한다.

순천 월등면에 위치한 수련산방에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특별함이 있다. 고택을 개조해 만든 이곳은 대문을 들어서자 마자 아기자기 하게 꾸며져 있는 연못과 아늑한 분위기가 찾아오는 손님들의 감성을 취하게 만든다.

아흔이 다 되어가는 시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순천시내에서 10여년간을 운영하던 쌈밥집을 접고 고향을 찾아 오게 됐다는 염현(56)씨는 100년을 훌쩍넘긴 한옥을 인수해 수련산방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옥과 음식은 끊임없이 보살펴주고 정을 보내주면 아름다운 정취와 분위기와 맛으로 보답을 해 줘요”

아침 일찍 일어나 잠자는 시간까지 찾아오는 손님 맞이와 한옥관리를 하다보면 하루가 짧다는 염사장은 본인이 먹고 싶고 좋아하는 음식을 찾다보니 손이 많이 가는 연잎정식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 자연을 담은 밥상...연꽃 수련산방 엿보기

괴목 삼거리 중간 중간 수련산방을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월등 방면 500m지점에서 찾은 수련산방은 먹는 것이 단순히 입뿐만 아니라 분위기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옥이 주는 고풍스러움 덕분에 안성맞춤이다.

더욱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과 차를 즐길 수 있는 두 곳으로 나뉘어 있어 더 편리하다. 하지만 수련산방의 자랑은 단순히 겉모습이 아니다.

자연 음식 전문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든 음식에는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주재료로 사용되고 있는 연잎 또한 국내산 유기농으로 되도록 오염된 환경에 노출되지 않은 상태로 깊은 산 속에서 재배되는 것을 사용하고 있다.



■ 맛있는 연밥정식

수련산방의 연밥정식은 주인장의 농사짓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위 논과 밭을 이용해 얻은 농작물과 함께 국내산 재료들을 이용하는 연밥정식은 연잎에 찹쌀과 은행, 잣, 해바라기씨, 콩, 대추 등 8가지의 견과류를 두 번 쪄 손님상에 올린다.

때문에 예약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것이 손님들에게 더 편리하다. 밥과 함께 반찬이 중요한 정식이기에 연밥과 함께 먹는 반찬 또한 수련산방에서는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국내산 오리훈제로 시작하는 20여 가지의 반찬은 버섯, 도라지, 고사리, 취나물 등 제철 나물이 화학조미료 대신 마른 새우 육수로 볶아져 손님상에 오르고 제철에 담근 오이, 마늘, 양파, 취, 두릅 등의 장아찌가 연밥 정식의 주된 반찬이 된다.

연색이 노르스름하게 밴 연밥은 물론 양념장이나 짜지 않은 장아찌와 함께 먹어도 좋지만 연밥 자체만으로도 씹을수록 고소하다. 일인분에 12,000원 정도.



■ 감미로운 연꽃차 즐기기

연못을 바라보고 앉을 수 있는 수련산방의 차방에서 즐기는 차도 좋지만 마루에 앉아 마시는 차에는 가을 바람까지 담길 듯하다.

수련산방의 차방에서는 백가지 약초의 열매나 뿌리, 잎을 1년 이상 발효시켜 뜨겁거나 차게 차를 만들어 내는 백초차, 녹차를 발효시킨 발효차 등 10여 가지의 음료를 맛볼 수 있다.

그중 수련산방의 이름에 걸맞게 몸을 따듯하게 하고 피를 깨끗하게 해서 피부까지 맑게 한다는 백련차를 마셔보자.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우선 마을의 바위틈에서 흐르는 약수부터 떠와야 한다. 그리고 연지에 연꽃을 담은 다음 끓인 물을 부어 오므려 있던 백련을 피운다. 백련의 향이 우러나고 그 향을 마시면 된다.



■ 몸과 마음의 쉼터 수련산방

“수련산방을 찾은 손님들에게 마음이 쉴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고 내가 먹어서 좋은 음식과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철학을 가진 주인장 염씨는 오늘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개발해 자신을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수련산방 문을 열어두고 있다.



> 업체정보 : 수련산방 | 전남순천시 월등면 농선리 20 ☎ 061-754-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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