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향토음식 대표주자를 찾아서...

[멋집/남도방송] 필자는 얼마 전 ‘남도향토음식의 상품화 과정’이라는 주제로 예비창업자들에게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자리에 설 기회가 있었다.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중기청에서 지원하는 소상공인 교육 프로그램 중의 하나였다.

예전에야 음식장사가 문만 열어 놓으면 어느 정도는 먹고 살 만큼의 이윤이 창출이 되었지만 갈수록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창업자들의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밥장사하다가 굶어 죽을 정도로 많이 어려워 진 것도 현실이다.

가장 익숙하고 친숙하면서도 맛과 써비스의 만족을 이끌어 내야만 돈을 지불하고 구매를 유도하여 이른바 장사라는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여행객에게는 새로운 음식의 소개이고 별미이지만 지역민들에게 외면당한 채 외지인들만을 타깃으로 하는 음식점은 결코 장기적일 수 없는 것이다.


전라도의 각 지자체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전통음식과 여전히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즐겨 먹는 향토음식들의 종류 또한 다양하다.

아울러 지자체마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을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여러 브랜드들을 만들어 냈고 내고 있다.

익숙하고 평이하지만 다르다.

향토음식들 중에서 여전히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는 음식들의 특성은 아주 익숙하고 평이하지만 뭔가 조금 다르고 잘한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어느 음식점 사장님의 고민 아닌 고민을 들은 적이 있다.

‘식사 후 차를 대접하기 위해 정성스레 2년을 넘게 발효과정을 거친 매실효소를 희석시켜 제공한 적이 있다.
외지에서 오신 이른바 관광객들의 만족도는 아주 귀한 음식이라며 만족하고 추가를 원하고 구매를 원했다.

그런데 지역민들은 차가 성의 없어 보이고 만족도가 떨어지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다.‘


남도에서 매실효소를 담는 것은 지역문화의 일종이다.

그만큼 본인의 집이 아니더라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고 전문가가 아니면 발효정도의 차이나 맛을 구별하기가 좀처럼 어렵다.

즉 지역소비자는 익숙하고 평이하기만 할 뿐 다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산골식당은 여수에서 흔하디 흔한 통장어탕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케이스이다.

손질이 잘 된 통장어를 듬뿍 넣었다.

숙주의 아삭함에 담백함이 듬뿍이고, 부추의 상큼함에 깔끔함이 넘친다.

국물의 칼칼함에 갈증이 해갈되고, 장어의 통통한 살 맛에 힘이 불끈 솟는다.

지역의 가정에서 흔하게 먹는 음식이지만 손질과 맛에서 미처 흉내가 어렵고, 외지인들에게는 여수만의 독특한 통장어탕의 매력을 발한다.

산골식당에 항상 손님이 넘치는 이유이다.

단촐하지만 넉넉하다.

일반적으로 남도음식의 특징 중의 하나가 상차림의 푸짐함이다.

산골식당의 찬 상차림은 의외로 간결하고 단촐하다.

전채로 신선한 야채 샐러드가 제공되고 식사 반찬으로는 갓 물김치, 갓김치, 양파 피클, 장어무침에 숙주나물 정도이고 특이하다면 간장게장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종류의 푸짐함보다는 단촐 하면서도 맛있고 정성스레 만들어 다 먹게끔 한다는 것이다.

실상 탕이나 구이종류의 식사를 하면서 찬의 종류가 그리 많이 필요를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짐한 상차림에 대한 기대는 먹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좀처럼 버리지를 못하는 게 전라도 음식의 특성이기도 한다.

산골식당은 적어도 이 부분에서 만큼은 초월을 할 정도로 음식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장어의 살짝 말림에서 쫄깃함이 씹히고 육즙의 고소함이 전달되며, 갓김치의 묵은 향과 물김치의 칼칼함이 같은 재료의 또 다른 색다름이다.

속이 꽉 들어 찬 돌게의 싱싱함이 입안을 가득 메우고 짜지 않은 달콤함의 장맛이 게살을 자꾸 후비게 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 찬 종류의 부족함을 전혀 느낄 틈이 없다.

찬의 양에 대한 부족함의 보충은 얼마든지 즉시 이루어지기에 부지런히 먹고 또 먹는다.  

여수를 알린다.

산골식당의 주 요리와 찬은 모두 여수의 특산물로 이루어져 있다.

여수 장어며, 돌산 갓, 간장게장은 시에서 지정한 10미에 속하는 음식들로 여수의 특성을 잘 표현하는 음식들이다.

산골식당에서는 이러한 찬까지도 제공은 물론 매장판매에 온라인 판매까지 하고 있어 이른바 여수 음식의 홍보대사라 할 만큼 선두주자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점주는 상차림의 특화 및 단순화에서 경비절감을 이끌어 내고 손님은 여수의 특성을 살린 음식들을 한 자리에서 만족한 맛으로 고루 느낄 수 있음에 상호 만족이 충분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메뉴의 단순화와 상차림의 간결화, 지역의 식재료에 지역의 향토음식을 계승 발전시킴이 향토음식의 상품화 전략의 롤 모델이다 싶다.

음식점 정보: 여수시 봉산동 263-7번지, 061)642-3455, 장어요리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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