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해남군청 공금 횡령한 간 큰 女 공무원 구속

[사설/남도방송] 기초생활수급자가 숨진 지 8개월여 만에 자신의 집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시신이 심하게 부패돼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니 사망자가 혼자 오랫동안 방치됐던 것으로 짐작된다.

사망자를 발견한 것은 아파트 관리사무소다. 8개월째 관리비가 미납돼 가족에게로 연락이 되고서야 고인이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됐다. 혼자 놔둔 가족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고인은 사망당시 여수시의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고인의 죽음에 대해 알지 못했던 여수시의 기초수급자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복지행정에 허점이 노출된 여수시는 이번에도 "복지수요는 많고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비춰본 여수 지역 내에는 모두 7265세대, 1만1816명에 이르는 기초생활 수급자가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여수시는 이들 기초수급자에 대해 분기별로 약 1회 정도 가정방문을 통한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인이 사망한 지난 8개월여 동안 단 한차례의 방문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여수시의 현장방문 변명은 채 하루도 안 돼 거짓말로 드러났다.

보증금 200만 원의 영구임대아파트에 생활해온 고인은 그래도 아파트 생활자다. 아파트가 이지경인데 산동네 등에서 혼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의 처지는 과연 어떨지 알만하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기초수급자도 문제 뿐만아니라 생계 위기에 따른 자신의 몸을 자해하면서 까지 보험금을 타내 쓰려는 생활형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모든 원인은 생활고 때문이며 자살율도 급등하고 있는 추세다. 이 모든 것이 사는게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 되면 월급이 나오는 철밥통 공무원은 뇌물수수에 가담하더라도 쉽게 잘리지 않는다. 자살까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먹고 사는 게 보장돼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각 지자체에서 먹고살기 힘든 기초수급자의 숟가락을 노리는 공무원의 범죄도 끊이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기초수급자의 정부 지원금을 빼 돌리는 것이다. “문둥이 콧구멍에 마늘을 빼먹지”라는 말이 있다. 또 “벼룩의 간을 빼먹지” 라는 말도 있다. 손을 댈 것을 대라, 욕심을 낼 것을 내라는 말의 속담으로, 바른 공직자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예를 들었다.

한 달에 30만원, 정부에서 이들을 위해 지급하는 예산을 빼먹는 것도 공무원, 또 이들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공무원, 이 모든 것을 공무원이 도맡아 일을 하고 있어 결국 공무원이 이들의 보호자이자 가족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고 또 이들이 의지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공무원이다.

여수시의 말대로 인력 때문에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려 8개월 동안이나 기초수급자의 생사도 모르는 현실이 우리나라 자치시대의 현주소는 아닌지 부끄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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