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도방송] 철의고장 광양에는 세계적 기업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가동되고 있다. 제철소는 ‘쇠’(철)를 다루는 곳으로 최근 유명을 달리하신 고 박태준 전 회장이 지난 1981년 망망대해 개펄 위에 현재의 광양제철소를 건설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박태준 명예회장은 쇳물(제철) 공장을 광양에 유치하기 전 광양이 '쇠'(철)와 관련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아니 이미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

광양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말고도 ‘쇠’를 다루는 곳이 한군데 더 있는데 바로 광양읍 칠성리에 소재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장도박물관이다. 이곳에는 현재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 60호로 지정받아 전통 은장도 기법을 전수하고 있는 도암 박용기(朴龍基)옹이 거주하고 있다.

도암 박용기 옹은 이곳에 자신의 14세 때부터 62년 동안 만들어 온 각종 장도 등 전 재산을 국가에 기부체납하고 또 세계 각국의 칼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 이곳은 현재 광양시에 기부체납 돼 공공재산 용도로 장도 전영 박물관으로 운용되고 있는 곳으로 박용기옹의 장도 기술은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보존 관리되고 있다.

도암 박옹기 선생은 평생 숙원사업으로 계획한 박물관을 무려 17년 전부터 계획해 마침 지난 2006년 1월 현재의 박물관을 개관하기 까지 정부와 전라남도, 그리고 광양시의 도움으로 유일 보존 전통 장도를 박물관에 전시. 계승하면서 거주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곳 박물관에 경사스런 일이 생겼다. 부친인 도암 박용기 옹의 제자가 생긴 것이다. 바로 아들 박종군(朴鍾君.49) 광양 장도박물관장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정식 중요무형문화재로 인정을 받았다.

박 관장은 부친인 도암 박용기 장도장 명예보유자와 더불어 제2세대 장도분야 중요무형문화재로 대를 이어받게 돼 장도장(粧刀匠) 보유자의 전통기술을 계승하는 경사를 맞아 부친 가업을 계승하게 됐다.

특히 이번 보유자 인정예고는 문화재청이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인정제도를 점수제로 바꾼 이후에 처음으로 적용해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문화재청의 설명도 있어 그 의미가 새삼 높이 평가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장도장(중요무형문화재 제60호) 보유자로 박종군 관장을 비롯해 통영오광대(중요무형문화재 제6호) 보유자 김홍종씨, 발탈(중요무형문화재 제79호) 보유자 조영숙씨 등 3명을 인정 예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중 광양 장도박물관장인 박종군 장도장은 전수교육관인 박물관에서 장도 제작과 사회교육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장도의 전통 기술을 발전·확산시키는 등 고유 전통기술의 명맥을 이어오면서 광양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에 반해 광양시의 문화에 대한 관심도는 과히 실망에 이르고 있다.

60평생을 쌓아온 자신의 전 재산을 모두 헌납 하면서 까지 사라져 가는 장도가공의 기술 문화유산을 지키려고 하는데 광양시는 그 흔한 보도자료 하나 내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 이다. 시의 태도가 이정도니 이곳을 꾸려가는 장도장의 장인 기술은 고작해야 체험학습이 전부다. 

상업적으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 속에서도 박용기 옹은 이곳 박물관을 전액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장도를 볼 수 있게 하기위한 장인의 고집 때문이다. 

본래 무형문화재 지정이라는 취지는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지키고 계승 관리해 문화의 경쟁력으로 인한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가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그런 광양 장도는 실제로 문화적 가치와 비중이 한해 6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박물관을 찾고 있다. 이중 외국인은 약 10%로 정도 차지한다고 하니 문화산업이 절대적 아쉬운 광양과 전남으로 치면 정말 귀한 전통 소재의 보물 박물관임이 틀림없다.

여기서 제안하고 싶다. 광양시가 관심을 갖는다면 지역의 특징을 살려 '쇠'(철)를 다루는 광양제철과 이곳 장도(粧刀)의 '쇠'(철) 이야기를 이야기(story)화 한다면 광양제철이 지난 81년 광양으로 들어오기 휠 씬 전부터 있었던 광양 장도는 분명 광양시로서는 좋은 ‘쇠’ 소재의 일류 문화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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