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도방송] 농민을 등쳐먹은 농협, 과연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농민을 조합원으로 하는 단체인 농협이 광주지역에서 고객 동의 없이 대출 가산 금리를 인상해 10억 원대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경기도에 소재하고 있는 이 농협은 대출 가산 금리를 고객 동의 없이 올리는 수법으로 3년간 800여 명으로부터 12억 원에 달하는 부당이익을 챙겼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해당 조합 임직원 성과금 등으로 사용됐다니 충격을 금할 길 없다.

농민을 위한다는 농협이 오히려 사회적 약자인 농민을 등쳐먹고 자신들의 배를 불린 꼴이다. 현재 이 농협은 광주지방검찰청에 조합장을 고소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농협은 문제가 적발되자 피해규모의 50%정도를 환급하고 추가 환급절차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일부 농협이 고객들 몰래 가산 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부당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건이 발생하자 농협중앙회는 자체 감사에서 전국 50여 곳에 달하는 단위농협의 불법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에는 광주지역 농협인 서창과 비아농협 등 2곳이 19억 원이 넘는 부당이익을 챙겼다. 비아농협의 경우 지난 3년 동안 800여 명의 고객으로부터 11억8,000만 원을, 서창농협은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471명의 고객으로부터 7억5000여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의 비리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그 소문이 다만 이번에 노출됐을 뿐이다. 이 모든 것들은 물론 감시·감독이 치밀하게 이뤄지지 못한 구조 가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감독권이 금융감독원이 아닌 농수산식품부에 있다 보니 전문적인 감시에서 자유로웠던 것이다. 대책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뒤늦게 농협중앙회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지만 “사후약방문”식 처방이다. 하지만 이 또한 수상쩍다. 그동안 각종 비리에 꿈쩍도 않던 중앙회가 대출비리 연루자 명단을 검찰에 넘긴 의도까지 그 속내가 의혹을 사고 있다.

이 것 또한 핵심비리를 감추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전산시스템 먹통으로 농협이 국민으로부터 질타를 받은 과거가 아직 잊혀지지도 않았다. 중앙회의 근간인 단위농협의 자본이 선출직 조합장들로부터 유린당하는 비리에 수수방관한 태도는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

검찰 수사로 밝혀질 일이지만 이번 불법에 관련된 연루자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려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혹여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생각으로 이번 일을 또 얼버무리면 농협은 더 이상 농민들로부터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전남 순천 원예협동조합의 방만 운영도 현재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일개 소규모 조합장이 8천만 원대의 최고급 폴옵션 관용차를 타면서 조합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조합장이 수년 간 카드깡에 연루돼 물의를 빚었다.

또한 현직 이사의 채권 수억 원을 탕감해주고 해당 이사 자녀 등 3~4명에 대한 직원 채용과정에서 특혜 채용 의혹이 제기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또한 농협 전남본부는 이렇다 할 감사를 벌이지 않고 감싸기로 일관, 해당 농협으로부터 지속적인 관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순천광양 축협도 문제다. 축협이 최대 지분을 갖고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지리산 순한한우의 ‘협의체’도 현직 직원이 30억 원에 달하는 내부 운영비 등을 수년 간 빼돌리고 착복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에 구속 돼는 등 축협 산하 운영기관도 부실 운영이 드러났다.

광양시 다압농협에서도 조합장의 법인카드 불법사용 의혹에 대한 감사 지적이 제기 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렇듯 농협에 대한 불신이 날로 더해져 가고 있어 농민의 피, 땀을 외면한 농협은 더 이상 농민을 위한 농협이 아닌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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