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실’ 마련 주민․학생들에 융숭한 차 대접

[순천/남도방송] 전만오 기자 = 청암고 다도동아리가 친목과 취미활동에서 벗어나 교내에 ‘다도실’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융숭한 차를 대접하고 있어 화제다.

청암고 다도실은 교실 한칸(20평)을 아예 다도실로 꾸며 점심시간(1시10-50분)에 ‘반짝’ 찻집으로 운영된다.

전남지역 고교 가운데 유일하게 다도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는 순천 청암고 박순옥 교사(기술.가정)는 “변비에 좋고 피부에 좋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저보다도 학생들이 더 이곳을 좋아합니다”고 자랑이다.

다도실은 학생이나 선생님 할 것 없이 누구나 차를 마실 수 있으며, 최소한의 경비(200원)만 내고 차 한 잔을 음미할 수 있다. 무한 리필이 가능해 사실상 공짜시음이나 다름없다.

동아리를 처음 만들자고 제안한 것은 전임 교장선생님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그 교장 선생님이 일본의 학교엘 갔는데 2평짜리 전통다실이 있어서 주민들이 자원봉사도 하고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들이 학교에 와서 차를 마시고 가는 등 소통이 공간이 됐다는 데서 착안했다.

이 때가 2009년도. 박순옥 선생님은 학교에 다도동아리를 만들고, 사비까지 털어 다도실을 꾸몄으며 외지에서 차 덖는 법이나 우림법 등을 배워 와서 학생들에게 전수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차 뿐만 아니라 향후 창업에 대비한 커피교육도 실시 중이라고 한다.

동아리 학생들은 차를 우리는 법부터 예절, 마시는 법, 나라별 차의 종류 등 전통차에 대한 충분한 숙지를 할 수 있다. 차의 종류 또한 녹차를 비롯해 보이차, 백초차 등 종류별로 즐길 수 있다.

다만, 동아리를 꾸리는데 필수적인 신입생 모집에 애를 먹는다는 후문이다.

▲ 청암고 다도동아리 학생들이 행다(行茶)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동아리 회원은 2학년 7명, 3학년 2명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동아리 회원 정진아양(금융회계과 2년)은 “힘들 줄 알았는데 전통차를 배운다는 것이 매우 재밌고 보람도 있어 들어오길 잘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점심시간에 차 대접을 하기 때문에 동아리 가입을 주저하는 것 같다는 것이 지도교사의 진단이다.

다도동아리 박순옥 교사는 “내년 순천만정원박람회에 참여하려면 올 1학년 회원이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점심시간에 움직여야해 학생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며 “그러나 학생들이 차를 예절로 생각하며 보람 있어 하고 실지로 마셔보면 변비에 효과가 크고 몸과 마음이 편해진다며 동아리에 들어온 걸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도실에서 나오는 모든 찻잔이나 집기류는 모두 삶거나 살균 소독을 거치고 있어 혹여 발생할 수도 있는 집단식중독 사고예방에도 철저를 기하고 있다.

김종구 청암고 교장은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다도교실을 운영한다는 것은 보통 열정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며 “전남지역 학교 가운데 최초인 다도동아리 스퀴시팀을 지속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 청암고 다도실에서 외부 손님들이 차를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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