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환경운동연합 강감정 사무국장

▲ 순천만정원 호수정원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순천시 서면 청소리 송치봉에서 발원하여 선평리에서 서천과 합류하고 순천도심을 지나 순천만에 유입되는 맑은물이 흐르는 동천은 시민들의 은근한 자랑 이었다. 

 건강한 물 환경의 지표종인 수달(천연기념물 330호)이 하천변을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종종 발견되기도 하였다. 아직도 지류인 옥천과 만나는 지점 위쪽 징검다리를 건너다보면 예쁘게 혼인색깔로 물든 갈겨니와 피라미들이 힘차게 여울을 거슬러 가는 것을 지켜볼 수도 있다.

 하지만 도심을 지나 하류로 갈수록 선뜻 손을 담그기 주저할 만큼 동천은 혼탁해져있다. 급기야 순천만 정원의 인근 꿈의 다리 근처 하사보에 이르러서는 외래종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고 그것이 그대로 순천만 정원내 호수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동안 순천시는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를 전략 목표로 생태와 문화를 꾸준히 지향해왔다”며 “도시가 건강해야 시민들도 행복하다는 생태적 가치에 집중”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작년에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루고 박람회장을 순천만정원으로 재개장하여 생태도시로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그 자랑의 한 중심에서 사대강 공사로 죽어가는 강에서 발견 됐다는 큰빗이끼벌레가 생태수도 도심을 흐른는 동천에서 생태수도 민낯을 보여 주며, 우리에게 생태·환경에 대한 진실을 확인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하천 관리는 70년대까지도 홍수예방과 농·공업용수의 확보에 중점을 둔 치수와 이수에 치중하였다. 그러다 도시화로 인한 하천수의 오염이 진전되고 하천공간이 황폐화됨으로써 하천관리에 친수 개념이 추가되었다. 시민들의 쾌적한 삶과 관계하여 하천의 수질을 주요한 환경관리의 대상이 된 것이다. 

 1962년 큰 물난리의 아픔을 간직하고 흐르는 동천에서 홍수예방을 위한 치수는 아직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오천동 넓은 문전옥답이 성토되어 ‘순천만 정원’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도사동 하류에는 논경지가 드넓게 있으므로 농업용수로도 동천은 중요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시민의 쾌적한 삶을 위해서 친수공간으로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순천시에서는 해룡천, 이사천, 옥천, 석현천, 서천, 구상천등 순천의 웬만한 하천마다 수 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막대한 공사를 하였고 일부는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들 공사의 명목은 어김없이 홍수예방 아니면 생태하천복원 사업이다.
 

 특히, 조충훈 시장은 동천 조성사업은 세계5대 연안습지 중 하나인 순천만 수질을 보전과 순천만정원을 연결하는 중요한 공사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곳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종 붉은발말똥게 등 생태에는 관심 보다는 꼼꼼한 준설을 당부 하였다는 기사만 검색된다. 그래서인지 생태하천 복원이라는 이름의 결과는 여전히 부족하다.

 그 단적인 예가 민선4기(노관규시장)에 추진한 해룡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이다. 2008년 9월부터 수질정화 및 자연적 소재를 활용한 생태하천으로 복원하였다고 하지만, 백 몇 십억이 넘는 비용을 들여 놓고도 여전히 공사전과 현재의 모습이 토목공사 한 것 이외의 차이가 없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생태·환경의 중심에 있는 하천관리 제대로 하자!

 순천시에서도 그동안 분리 하수관의 설치와 하수종말 처리장(맑은물 관리센터)의 가동으로 수질을 일부 개선하는 효과는 있었지만 획일적인 하천정비 사업으로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고 진행한 공사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둔치를 정비하여 공원을 조성하고, 천편일률적으로 발파석을 이용해 호안을 쌓고, 무분별하게 중장비를 이용하여 하상을 준설하거나 직강화 하는 등 획일적인 하천 공간정비기법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생태적 복원 운동과 복원기법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더불어 현재 민선6기에서 야심차게 추진하려는 순천시 원도심 지역의 하수관거 BTL사업 (장천동외 5개 동 4713가구의 하수관 및 배수설비를 진행하는 사업으로 민간 투자자가 시설투자비 및 운영비를 투자하고 20년간 상환)으로 동천의 수질개선에 커다란 영향은 있을 수 있으나 지금당장 하천의 자연도 평가 등을 통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간중심의 친환경사업 보다는 진정한 생태적 관점이 필요하다. 동천의 외래종 태형동물 큰빗이끼벌레의 출현은 그동안 우리의 잘못된 생태에 대한 이해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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