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작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소방관은 15명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31명으로 경찰의 10만명 당 20명을 훨씬 웃도는 숫자이다. 이외에 많은 수의 소방관들이 극심한 외상사건들에 노출됨으로써 우울증, 수면장애, PTSD, 알콜성 장애 등 여러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 

대략적으로 40%의 소방관들이 위 4가지 문제 중 한 가지 이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바, 올해 소방청은 분당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전국의 모든 소방공무원들의 정신건강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실태파악과 함께 개인별지원에 나서고 있다.

보성119안전센터장 이종철

그러나 단순히 설문조사로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소방관들을 식별하기 어렵다. 스트레스 고위험군 직무임에도 불구하고 소방관으로서 스스로 자아를 지키고 싶어 하며 정신질환자로서 낙인이 찍힐까 두려워 쉽사리 문제를 털어놓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평시에 우리 스스로의 정신 상태를 점검하고, 주변 동료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이 문제가 해결 되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소방관들이 앓고 있는 정신 질환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구체적인 증상과 치료 방법은 무엇일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극심한 외상, 사고, 재해, 학대 등 극심한 상황을 경험한 후 갖게 되는 불안감, 우울감 공격성 등의 증상을 말한다. 위의 심리상태와 함께 맥박과 호흡이 급박히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진다. 또한 손과 발에 식은땀이 나며 가슴 답답함과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는 과거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한 상황이 머릿속에 각인되어 유사한 상황에 처하면서 그 당시의 정신적 상태가 순식간에 되살아나는 것이다. 특히 이 질환은 인간의 이성적인 의지로는 통제하기 어려워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외부적인 치료법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치료, 예방법으로는 자체적으로 실시 가능한 PTSD 예방 교육, 동료 상담가, 운동 요법과 의료전문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심리 치료 요법 등이 있다. 

자체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PTSD 예방 교육은 소방관이 참혹한 현장에 일반인들보다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각인 시켜줌으로써 미리 이 같은 상황에 정신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소방서 내 직원들 중에 상담인력을 양성하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직원에게 즉각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 마지막으로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심리적 긴장감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평시 PTSD의 강도도 낮춰주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치료법이다.

심리 치료 요법과 같은 경우에는 병원에 내방하여 진행되므로 초기에 거부감이 들 수 있으나, 동종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 어울러 치료를 받음으로써 혼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인지하며 적극적인 치료를 가능케 할 수 있다.

베트남전 이후 참전 군인들로 인해 시작된 PTSD의 사회적 논의는 1980년도부터 구체적으로 연구되어지기 시작하여,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히 연구되며 치료법이 강구되고 있다. 점점 사회적으로 논의가 커져가는 만큼 소방관들 스스로 자신과 동료들의 정신 상태를 인지하고, 문제가 있을 시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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