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 뱃길복원·탐방열차 등 졸속추진에 줄줄이 취소

[광주일보/2009년 12월 15일(화) 기사]순천시가 각종 대형사업들을 추진하면서 사전타당성에 대한 검토 미흡과 1년 앞도 예측 못한 졸속행정, 주민의견수렴 부족 등 부실한 정책추진으로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동천 생태습지 뱃길복원사업을 비롯해 동천 탐방열차사업, 중앙로 지하차도건설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로 꼽힌다. 순천만정원박람회 행사도 부실정책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순천판 4대강 사업’으로 논란을 빚은 동천 뱃길복원사업은 순천만 대대포구에서 오천동까지 5km의 물길을 복원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선착장 복원과 함께 뱃길을 만들고, 배 이동을 위한 갑문과 가동교를 설치하며, 주변습지 조성을 위해 2011년까지 사업비 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8월 5억여원을 들여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했다. 그러나 1년 2개월이 지난 올해 10월께 납품 1개월을 남겨 놓고 정원박람회 사업 등에 발이 묶여 설계를 돌연 중단했다.

사실상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이면서 용역비 수억원만 날릴 상황에 처해 1년 앞도 예측 못한 졸속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동천 탐방열차사업은 풍덕교∼맑은물관리센터 앞에 이르는 약 5.8km 구간의 동천 자전거도로에 차도를 만들어 탐방열차를 운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용역결과 현실성 결여와 기술적 문제 등으로 인해 사업이 취소됐다.

이 사업을 위해 순천시는 타당성용역이 나오기도 전에 예산 29억원을 미리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묻지마’사업을 추진하려다 ‘사업불가’ 판정이 내려지자 편성했던 예산을 자진 삭감하면서 용역비만 1천800만원을 날리고 말았다.

주민의견수렴 부족으로 사실상 백지화된 경우도 있다. 시는 올 초에 원도심 활성화 대안으로 남교오거리∼의료원로터리까지 중앙로 600m구간에 사업비 500여억원을 투입해 현재의 지하상가를 없애고 공원과 지하차도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실효성과 타당성에 대한 의문과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시는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밀어부치다 결국 사업이 백지화 상태에 놓이면서 용역비 4천여만원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3순천만정원박람회’ 사업도 비슷한 문제들을 안고 있어 정상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행사지만 타당성과 적정성에 대해 지역민의 여론수렴과정이 미흡한데다, 최근 시의회 예결위에서 박람회 예산 246억원 가운데 68억원이 대폭 삭감돼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순천시의회 윤병철 행정자치위원장은 “정책수립과정에서의 현실성 없는 용역은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혈세낭비 요인을 유발시킨 해당 공무원과 정책 최고결정권자의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부취재본부=하태민기자 hagi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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