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방송] 국가브랜드위원회(사실 나는 이런 위원회가 꼭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지만)는 2010년 2월에 개최되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5~10월의 상하이 엑스포, 6~7월의 남아공 월드컵 대회 등의 행사에 맞추어 CNN, BBC 등 해외매체에 국가브랜드 광고를 내보내는 한편, ‘유튜브’와 공동으로 UCC 공모전을 개최,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릴만한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키로 했다고 한다.

국내 차원에서는 행정안전부가 전국의 간판 5백 55만 여개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작업을 벌여 불법광고단속을 강화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G20 글로벌 시민되기 10대 실천과제’를 발굴하여 관련 공익광고 제작을 늘린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12월에 있었던 광화문 광장의 ‘스노 잼’ 행사계획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행안부의 간판정비계획은 서민경제가 어려운 만큼 더 시간을 두고 검토해 보라고 지시한 반면, 논란이 많았던 서울시의 ‘스노 잼’ 행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격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가 보기로 각 정부부처가 마련했다는 일련의 방안들은 국격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는 어쩐지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어설프기 짝이 없다. 제시된 방안들이란 거의 모두가 단기적인 ‘전시와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일회성의 산발적인 전시와 홍보로 어떻게 막중한 국격을 높일 수가 있단 말인가. 전시효과 위주의 정책과 돈주고 광고내는 홍보는 저 옛날 개발경제시대에 자주 보던 행태에 다름 아니다. 아닌게 아니라 G20회의를 준비하는 면면들을 볼 때, 우리 사회가 다시 개발경제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느냐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국가브랜드 운운하는데서 보듯이 정부는 국격과 브랜드, 국가와 회사를 동일선상에 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와 회사는 엄연히 다르고, 또 달라야 마땅하다. 국가운영과 회사운영은 천양의 차이가 있다. 회사는 최종적으로 사적인 이익을 도모하지만, 국가는 공동선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브랜드라는 말은 마케팅 용어로서, 상품 또는 특정회사의 품질, 연혁, 신용에 소비자의 신뢰도와 호감도 등이 교직되어 형성된 구매력 내지 이미지를 말하는 것이다. 브랜드는 회사건 국가건 한시성을 띨 수 밖에 없다.

글쓴이 / 김정남
· 언론인
· 前 평화신문 편집국장
· 前 민주일보 논설위원
· 前 대통령비서실 교문사회수석비서관
· 저서 : <진실, 광장에 서다- 민주화운동 30년의 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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