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과잉공급과 후발 경쟁국가 설비 증설로 업황 급하강
롯데계열사 합병하고 GS에너지와 합작사 설립…고부가 창출 노력
한화케미칼 태양광 첨단소재 사업 손…LG화학 신규 공장 막바지

여수국가산단 야경.
여수국가산단 야경.

[여수/남도방송]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정제 마진 하락과 공급과잉에 따른 이른바 다운사이클(업황 부진)의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장기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미국발 과잉공급으로 제품가격이 떨어진데다 중국 등 후발 경쟁국가의 설비 증설로 공급이 확대되면서 경쟁력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요가 줄면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 따른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의 요동도 석유화학업계의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석유화학제품 수출 규모는 400억 달러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6% 감소한 수준이다.

산단 석유화학업체들은 지난 2018년까지 수년동안 최대 호황을 누렸지만 지난해부터 불황이 시작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석유화학산업이 다운사이클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수산단은 오는 2025년까지 16개 기업이 9조5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의 신증설이 이뤄지지만 현재로썬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업계에선 위기극복을 위한 고부가가치 사업 확장을 위한 합병과 합작 투자 등을 통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몸부림이 거세다.

여수산단의 주력 사업인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 외에 고부가가치 사업 창출을 위해 막대한 사업비를 쏟아붓고 있다.

올해 1월1일부로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한 롯데케미칼은 통합 법인으로 재탄생하면서 신호탄을 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2016년 삼성 SDI 지분을 인수하면서 롯데첨단소재를 흡수 합병한 바 있다.

통합 롯데케미칼은 기초소재사업부와 첨단소재사업부, 2개의 투트랙 체제의 경영을 유지하기 위한 첫 단계로 통합 행정동을 건립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첨단소재사업부의 인력 재조정을 통해 경영의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통합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김교현 화학BU장이 겸임하며,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유임됐고,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롯데첨단소재 이영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했다.

이로써 기존 롯데첨단소재에서 생산한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 67만톤, PC(폴리카보네이트) 24만톤, EPS(기능성 스티로폼) 8만톤, 인조대리석 97만매, 이스톤 32만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자회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 합병한 한화케미칼은 한화솔루션으로 통합법인을 출범했다.

한화케미칼의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제품에 더해 이미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태양광․첨단소재 산업을 새 동력사업으로 앞세우면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LG화학도 지난 2018년부터 2조8000억원을 투입해 증설하고 있는 NCC(납사분해시설) 및 폴리올레핀(PO) 사업이 마무리단계에 와 있다.

설비 증설로 기존 NCC 80만 톤과 첨단소재 원료인 PO 80만 톤이 추가로 생산되게 된다.

LG화학은 향후 생산능력을 2022년까지 180만톤으로 확대해 폴리올레핀 분야에서 아시아 1위, 세계 3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과 GS에너지는 신규 합작사 '롯데GS화학'을 건립키로 했다. 지분은 롯데케미칼이 51%, GS에너지가 49%의 비율로 투자된다.

신규 합작사는 2023년까지 8000억원을 투자해 롯데케미칼 여수 4공장 내 10만m2 부지에 들어선다.

전기 전자페뭄, 의료용 기구 및 자동차 헤드램프케이스 등에 사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의 원료인 비스페놀A(BPA)를 연간 20만톤 생산하고, 합성고무의 원료인 부타디엔(BD)과 인조대리석 원료로 사용되는 TBA를 생산할 수 있는 C4유분 제품 21만톤 가량을 생산한다.

이를 통해 연간 매출액은 1조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이번 합작사업으로 직접 고용인력은 150명 간접 고용인력까지 하면 7700여명의 고용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GS에너지는 자회사인 GS칼텍스를 통해 합작사에 프로필렌과 벤젠, C4(부탄) 유분 등을 공급함으로써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시작된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주력사업인 석유화학산업에서 그치지 않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거나 생산 원료를 뽑아내는 공정 신설에 투자를 올인하고 있다.

생존의 기로에 놓인 만큼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을 위한 몸부림에 당분 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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