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남도방송]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에 힘을 세우고 주위에 만발하는 꽃을 볼 때쯤이면 사람들은 뭔가를 먹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봄과 함께 새로이 시작하려는 의욕과 함께 겨우내 우리가 즐겨 먹었던 진하고 텁텁한 음식을 벗어나 개운하고 깔끔하고 향내가 나는 신선한 음식이 생각이 난다.

이럴 때 걸 맞는 음식이 도다리 '쑥국'이다.

여수의 거문도에서 봄의 전령사로 2월에 쑥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출하되고, 여수의 가막만에서 올라오는 봄도다리는 전국적으로 명품으로 손꼽힌다.

여수에 가면 맛있는 도다리쑥국을 먹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찾아 간 곳이 여수 중앙동의 노래미식당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오 순복(50)사장님이 반가이 맞는다. 자그마한 체구에 밝고 고운 얼굴, 맑은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바지락 냄새가 약간 울리는 해물육수에 된장을 조금 풀어 도다리의 비린내를 잡고 도톰하고 큰 도다리를 이용하여 조금 긴 시간동안 끓여 도다리의 살과 뼈에서 깊은 맛이 우러나오게 한 다음 다진 마늘과 쑥을 넣어 한소끔 끓여 내 온다.

커다란 도자기 그릇에 정성껏 담겨 나와 상에 내려놓자 쑥의 쌉싸래한 향이 혀보다 먼저 입맛을 심하게 북돋운다.

첫 숟가락을 입에 대는 순간부터 ‘어~~, 시원하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어제 술을 먹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속이 저 아래 엉치 끝에서부터 찌르르 진동함에 온 육신이 절로 풀려옴을 느낀다.

애주가들에게는 담근 술 반주 한잔을 생각나게 하는 깊은 맛이다.

▲ 개운하고 깔금한 맛이 일품인 '봄도다리 쑥국'

양념을 많이 첨가하지 않는 맑은 국이 이렇게 깊은 맛이 베일 수 있는 것은 새 봄을 알리는 쑥과 도다리의 협연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밥을 한 숟가락 입에 넣고 도다리의 보드랍고 하얀 속살위에 봄 처녀 쑥을 살짝 올려 국물과 함께 떠서 입에 넣으면 도다리의 쫄깃함은 혀에서, 보드라운 쑥에서 올리는 봄의 기운은 코에서, 담백하고 맑으면서 깊은 국물의 맛은 목과 배에서 내가 최고라고 서로 우기는 듯하다.

속성제를 사용하지 않고 키운 듯 한 가느다라면서도 아삭거리는 콩나물로 만든 콩나물 냉채와 여수 돌산에서 재배된 돌산 갓으로 담은 갓 물김치는 도다리쑥국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할 수 있는 훌륭한 반찬이었다.

1만원으로 남도에 솟아나는 봄의 기운을 한껏 몸으로 받아들였다.

음식을 알고, 정성을 알아주는 손님이 제일 반갑고 고맙다는 오 순복사장님은 1994년 남도음식축제 1회 때 여수시 대표로 참가할 정도로 조리 전문가이고, 노래미식당은 2000년에 여수시에서 지정한 맛있는 음식점 1호이기도 하다.

음식점 정보: 노래미 식당, 여수시 중앙동 437, (061)662-3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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