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부터 채취… 여수 문전성시
맛·식감 일품, 영양도 듬뿍 보양식

겨울 바다의 별미 중 별미로 꼽히는 ‘새조개’는 서남해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다. 새조개 시즌이 도래하면서 남해안 대표 수산도시 전남 여수의 식당가에도 조개의 ‘참맛’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서남해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겨울 바다의 별미 중 별미로 꼽히는 '새조개'.

[여수/남도방송] '진정한 여행은 그 도시의 계절 별미를 꼭 맛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여행에 있어 식도락은 여행의 풍미를 배가시켜주는 없어선 안 될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한다.

겨울 바다는 기름지다. 먹이 부족과 차가운 수온을 이겨내기 위해 어패류는 겨우내 몸을 살찌운다. 겨울 수산물이 유독 고소하고 감칠맛 나는 이유다.

겨울 바다의 별미 중 별미로 꼽히는 '새조개'는 서남해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다. 새조개 시즌이 도래하면서 남해안 대표 수산도시 전남 여수의 식당가에도 조개의 '참맛'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새조개는 흔히 '데침', 일명 샤브샤브로 조리해서 먹는다. 식성에 따라 날것으로도 먹지만 시금치나 냉이와 함께 끓는 육수에 잠깐 담갔다가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을 최고로 친다. 

미나리, 노지 시금치 등 야채를 넣어 살짝 데쳐 조개와 곁들어 먹으면 금상첨화다. 단백질 함유량은 바다의 우유라는 굴의 3배에 달해 고영양 식품으로 알려져 스테미너식, 영양식, 미용식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조갯살 모양이 마치 새 부리를 닮아 새조개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살집이 크면서도 부드러워 통째로 먹으면 연하게 씹히는 맛과 식감이 일품이다. 

여수 월호동 넘너리 근방에 새조개 식당들이 즐비하지만, 요즘엔 웬만한 시내 횟집에서도 새조개를 맛볼 수 있다. 60~70년대만 해도 새조개는 일본으로 전량 수출됐던 고급 해산물이었다. 서민들은 맛보기 어려워 '귀족 조개'라는 이름도 붙었다. 

주로 가막만과 여자만, 고흥 득량만 등에서 서식하는데 추위가 시작되는 12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채취한다. 남해안에서 채취된 새조개는 미국 FDA로부터 적합 판정을 받은 청정해역에서 생산되어 품질이 매우 뛰어난 데다 다른 지역 산보다 씨알이 2∼3배 굵고 쫄깃하며 단맛이 뛰어나다. 평균적으로 지름 7~8㎝ 크기다. 

새조개는 특성상 양식이 되지 않고 자연 갯벌에 서식한다. 해류를 타고 이동하는 탓에 생산량과 생산지역 예측이 불가능하다. 어업권을 놓고 분쟁과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높은 가격에 팔리면서 '바다의 로또'라는 별칭도 있다. 비싼 몸값에도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이유는 겨울철 잠깐만 맛볼 수 있는 보양 음식이기 때문이다.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칼슘, 철분 등 영양이 풍부하며 부드럽고 감칠맛이 뛰어나 미식가들 사이에서 사랑받는 겨울철 별미 중 하나다. 타우린이 풍부하고 아미노산 일종인 아르기닌 함량도 높아 간 해독과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콜레스테롤, 칼로리, 지방함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있다.

동맥경화와 혈전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시력 회복 및 당뇨병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작합(雀蛤)', 속명 '새조개'라고 기록돼 있다. 

1910년 여수군에서 보낸 전문에는 가막만 일대 해저 갯벌(가로, 세로 1m 면적)에서 키조개 및 새조개가 200마리씩 서식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보고서를 본 당시 조선총독부에서는 수산 전문 사무관을 급파해 1917년 한국 최초 수산교육 기관인 여수 공립 간이 수산학교에 새조개 연구기관을 세웠고 이는 새조개 연구의 시발점이 됐다고 한다.

여수의 한 새조개 요리 전문점 대표는 "가막만은 미국 FDA가 인정하는 청정해역으로 이곳에서 채취되는 새조개는 기본적으로 품질과 맛이 매우 뛰어나다"며 "본격적인 새조개 철을 맞아 여수에서 새조개 드시면서 좋은 추억도 만들어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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