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남도방송]화창한 봄날에 주위에서는 꽃 구경을, 들 구경을 간다고 들썩이는데 여러 상황에 얽매어 불쑥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까운 도심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광양읍 목성리 주택가를 굽이굽이 돌아드니 반가우면서도 낮설은 얼굴 맞이가 이루어진다. 광양의 뛰어난 인물들 중의 한 분인 고 김종호(金宗浩) 전 내무부 장관의 저택이었다는 고가(古家)를 만나게 된다.

서미영(45)사장이 8년전 무언가를 해 보기 위해서 고가를 매입하고 바깥 사장님과 함께 기존의 것을 최대한 살리고 고인과 가족들이 쓰시던 유품 등을 전시하고 추가로 항아리며 농기구, 생활용품 등을 수집 전시하고 장승들은 직접 조각을 하실 정도로 정성을 들여 지금은 멋진 정원(garden)이 되었다.

서미영 사장님은 8년 동안 영업을 하시면서 특별히 홍보도 광고도 하지 않으셔서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텐데 어떻게 아시고들 오시는지 지금은 꽤 많은 분들이 찾아 오신다고 하셨다.

 화려하고 거창하지 않지만 오시는 손님에게 극진한 밥상을 올리는 마음으로 차려진 첫 상은 정성스레 부친 3가지 전과 적당히 삭아 묵은지와 수육을 함께하는 삼합 그리고 잡채로 상을 차렸다. 한 상이 차려지고 이어 나오는 민물장어 구이와 떡갈비를 안주삼아, 방문을 열고 내리는 빗방울을 혼신으로 받아들이는 나무와 꽃 들이 있는 마당을 지그시 바라보며, 직접 담그셨다는 좁쌀 동동주 한 사발을 들이키니 마루 건너에 비치는 온 자연이 내 가슴에 온통 품어져 옛 도인 이 태백이 부럽지 않도다.

동동주와 시절음풍이 무르익을 즈음 첫 상이 물리고 향토색 진한 젓갈, 나물무침, 장아찌로 이루어진 밥상이 차려진다. 생선구이와 묵은지로 끓인 김치국이 함께한 밥상은 어렸을 적 할머니가 해 주시던 옛 밥상을 생각하며 음식을 하신다는 사장님의 마음과 직접 가꾸거나 인근에서 재배한 신선한 봄나물의 향기를, 손수 담근 장류와 묵은지 등은 서 미영사장의 손 맛과 정성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주로 상견례나 접대, 인사를 위한 식사의 자리들이 많이 이루어지며, 지역 고유의 생활문화용품들의 전시가 많아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와서 견문하고 체험을 하거나 사진촬영을 위한 공간 활용을 하며 차 한잔을 마시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음식점 정보 : 도심의 터, 광양읍 목성리 767-1, 061)761-5277, 한정식, 홍어삼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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