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변경 차수 공법 하지 않아
건설사·감리사 행정 처분 계획

2일 오후 4시1분경 여수시 웅천동 골드클래스 더 마리나 신축 공사 현장에서 흙막이 벽이 붕괴돼 작업 중이던 인부들과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br>
▲지난해 11월 2일 오후 4시1분쯤 여수시 웅천동 골드클래스 더 마리나 신축 공사 현장에서 흙막이 벽이 붕괴돼 작업 중이던 인부들과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여수/남도방송] 지난해 11월 전남 여수시 웅천동 생활형숙박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흙막이 붕괴 사고 원인은 부실시공으로 판명났다.

앞서 여수시는 붕괴사고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해 ‘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3개월 여간 사고 원인을 조사했으며 31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해안을 매립해 조성된 부지는 바닷물 영향으로 조수간만 차가 발생하는 지형적 특성으로 지하터파기를 진행하면서 차수(물이 새거나 흘러드는 것을 막음)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나 이에 대한 시공과 관리가 부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설계에는 수로호 안쪽 흙막이 벽체를 차수성이 있는 시트파일(SHEET PILE)로 계획했으나 흙막이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음 등 민원 발생으로 차수성이 떨어지는 C.I.P(Cast In Place Pile) 벽체로 설계를 변경하면서 보조차수 공법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에 부분적으로 불완전 차수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토사유실로 이완영역 발생과 토압 증가로 C.I.P벽체가 붕괴됐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매립지 특수성을 감안해 흙막이 설계 시 철저한 분석과 흙막이 벽체 시공과 계측관리에 보다 철저를 기해야함에도 품질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 터파기를 하면서 부분적으로 굴착과 STRUT(흙막이 수평 버팀대) 시공 지연이 확인되는 등 시공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밝혀졌다.

여수시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건설사, 감리사 및 공사 관계자에 대해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흙막이 붕괴 원인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재발방지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우선 흙막이 공사에 대한 설계를 보완해 국토교통부에 ‘소규모 지하안전영향평가’를 신청하고 그 결과를 설계도서에 반영한다. 

임시 복구 구간 차수그라우팅, 배수계획 수립, 터파기 공사 시 주 1회 이상  외부전문가 현장 점검 등 지하 터파기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한 후 공사 재개를 승인할 계획이다. 

유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안가 매립부지 흙막이 공사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고 공사 안전점검에 관련 전문가를 참여시켜 현장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보광종합건설은 웅천동 1701번지 일원에 연면적 14만3,568㎡, 지상 37~43층, 지하 3층, 총 4개 동 496실 규모 생활형숙박시설을 건립 중으로 2025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고 현장은 지난해 11월 2일 터파기 작업 과정에서 흙막이벽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근 바다에서 유입된 해수로 공사 현장이 잠기고 추가 붕괴 우려로 주변 상가 4개동 주민 1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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