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모작 사업 시작 3개월만에 성과

[강진군 보도자료/남도방송]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손을 잡고 시작한 농촌마을 ‘문화이모작’ 사업의 수확물이 늦여름 방문객을 반길 예정이다.

농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마을의 특성에 맞는 주민참여형 문화기획 프로그램을 전개하는 문화이모작 사업이 올해 처음 강진에서 진행되고 있다.

강진 도룡마을은 ‘하멜과 돌담’을 테마로 지난 5월부터 활발한 작업을 벌여왔으며, 오는 8월 21일 그간 사업의 수확물을 보여주는 행사인 ‘애프터 하멜 파티’를 진행할 예정이다.

도룡마을, 문화로 새로워지다 

지난 5월부터 도룡마을에는 ‘하멜과 돌담’을 테마로 하는 다양한 문화활동들이 벌어졌다. 스토리작가와 사진작가, 영화감독이 마을에 들어와 한달간 마을에 머물며 다양한 마을 홍보물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한달 간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하루의 대부분. 하루종일 이야기를 하시고도 성에 안차시는지 다음 날 아침 일찍 족보꾸러미를 가져다주시며 참고하라는 어르신도 계셨고, 바쁜 농사일 제쳐두고 마을을 샅샅이 데리고 다니시며 치알귀신터며 들독거리, 호시관터 등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신 어르신도 계셨다.

가수가 꿈이셨다던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마을주민들이 총출동하는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졌고, 어느 할머니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밤새 끙끙 앓았던 스토리작가는 영상감독을 졸라 할머니의 이야기를 25분짜리 독립영화에 담아내기로 하기도 했다.

목수와 미술작가들은 마을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색이 벗겨져 지저분하던 대문에 페인트와 예쁜 그림으로 새 옷을 입혀주었고, 너무 오래되어 삐그덕 거리던 나무대문도 목수들의 손을 거치며 이제 제 기능을 다한다. 온통 시멘트 투성이의 삭막하던 마을회관 근처는 다양한 디자인의 나무 평상과 의자로 주민들의 편안한 쉼터가 되어주고 있다.

가만히만 있을 수 없었던 도룡마을 주민들은 우리는 무너진 돌담을 수리해야 한다고 의기투합하고 나섰다. 돌담 작업을 할 수 있는 마을 어르신들이 많았다.

가장 덥던 8월 초, 동이 트자마자 마을회관에 모이신 어르신들은 어스름이 질 때까지 땡볕아래 땀방울을 흘렸다.

지금 마을에는 네덜란드를 비롯해 7개국 10여 명의 외국작가들과 한국작가들이 들어와 있다. 하멜의 후손들로 하멜이 병영에 남긴 흔적을 쫓고 이를 기념할만한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

지난 4개월 간의 활동이 한자리에 ‘애프터 하멜 파티’ 

8월 21일 열리는 ‘After Hamel Party’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도룡마을에서 벌어진 일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국제레지던스 작가들에게는 한달 간의 작업을 마무리하고 보고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긴 여정의 고단함을 푸는 자리이며, 마을 주들에게는 큰 잔치임과 동시에 손님을 보내는 아쉬움과 마지막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자리다.

그리고 도룡마을을 방문한 손님들에겐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발굴된 ‘하멜’부터 한 할머니의 인생사 이야기, 그리고 도룡마을이 간직하고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공연구성은 하멜이 한국에 표류해서 머무르는 동안 봐왔을법한 한민족 전통연희 중 볼거리가 많은 풍물(열두발, 버나, 탈춤, 장구춤)과 판소리를 레지던스 작가들에게 선보이고, 가수가 꿈이신 도룡마을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하는 뮤직비디오의 주제가 ‘신라의 달밤’을 브라스밴드인 ‘킹스턴루디스카’가 함께 연주하는 자리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유럽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레게와 한국의 풍물가락이 만나 하나의 공명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파티는 마무리 된다.
    
하멜이 자신의 고국 네덜란드로 돌아간 지 347년. 마을 곳곳에 등불을 밝혀 도룡마을의 본주(本主)들과 하멜일행의 혼을 부르고 그들의 후손들인 외국인 풍물패와 한국풍물패가 함께 마음을 모아 길굿으로 마을을 돌며 산신과 지신과 천신을 비롯한 도룡마을의 모든 생명들에게 잔치의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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