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생선구이 전문점 “지리산식당”을 찾아서

[기획/남도방송] ‘전라도 음식’이라는 단어를 제시하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 가장 먼저 연상하는 모습이 푸짐한 한 상 차림에서 이것을 먼저 먹을까 저것을 먼저 맛볼까 하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밥상이다.

어느 누구를 대접하거나 기념을 하기 위한 고품격의 음식이 필요하다면 한정식을 택하겠지만 부담 없이 가까운 지인끼리 맛있는 한 끼의 식사를 위해서 대부분 많은 이 들이 백반을 택한다.

백반이란 지역에서 제철에 나는 여러 농수축산물을 지역에서 가장 많이 먹는 방법으로 조리하여 제공하는 음식이므로 지역민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가정식 음식이고 외부인들에게는 지역의 향토음식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제철에 자기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는 저렴한 가격에 행복한 밥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풍성을 지나 넘치는 상차림

▲ 생선구이 백반 3인용 상차림


주로 제 철에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반찬은 계절이나 시기에 따라 많이 변할 수 있지만 종류와 가짓수에서는 크게 변함이 없는 상차림이다.

떡 벌어진 상차림에 한 동안 수저를 들지 못하고 눈 만 상위를 바쁘게 이쪽 저 쪽으로 굴려 본다. 주문한 생선구이는 물론 형형색색의 고운 빛깔을 발현하는 나물들, 낙지숙회, 가오리찜, 돼지수육, 홍어회, 게장, 장조림, 갖은 젓갈류에 쌈까지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지역의 문화에......

▲ 보기에도 먹음직 스러운 병어, 갈치, 조기 조림


소문을 듣고 찾아서 골목길에 들어선 순간 구수한 생선구이 냄새가 이미 내 코를 사정없이 제압한다. 킁킁거려지는 코를 부여잡고 겨우 달래며 입구에 들어서니 깔끔한 차림에 잰틀한 목소리의 중년 사나이가 깍듯이 손님맞이를 한다.

장영래 사장(49), 서울 경기 쪽에서 오랫동안 여러 음식점을 운영하시다가 순천이 좋아 순천에 자리를 잡은 지 이제 약 4년여가 조금 넘었다 한다.

서울 경기식의 음식문화에서 살다가 지방의 음식문화에 처음에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음식에 대한 정성과 사랑, 음식과 사업에 대한 열정을 지역민들이 차츰 알아주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제법 자리를 잡았다 한다.

물론 남는 것이 거의 없다는 엄살을 해 주시는 센스와 함께. 그런데 상차림을 보면 그 말이 결코 또 빈 말은 아니지 싶을 정도로 식재료의 퀄러티나 가짓수에서 상당한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서울식 음식에 전라도 문화를 접목한 듯

간장게장


의도적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음식은 전체적으로 간이 약간 약한 편에 깔끔하다. 순천에서는 음식이 아주 담백하게 양념을 거의 첨가하지 않은 형태이거나 아니면 진하고 깊은 맛을 표현하는 양극의 맛을 한 상에서도 맛 볼 수 있을 정도로 음식에 대한 표현은 강하다.

장맛이 강하지 않으면서 진하게 밀려오고 게의 살맛을 느끼게 하는 오묘한 조화가 이채롭다. 마치 부끄러운 듯 새침 떠는 아가씨가 내 볼을 꼬집으며 나 잡아봐라 하며 살랑살랑 앞서 뛰어가는 형국의 맛이다.

낙지 숙회와 가오리찜에 베인 양념장의 맛도 새색시의 장맛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첫 맛은 싱거울 수 있지만 먹을수록 밥에 알맞게 간이 정말 잘 되었다 싶다. 백반의 가장 큰 성공은 장맛과 음식 간의 알맞음이 아니던가.

▲ 앗싸~ 가오리찜


행복한 삶을 위하여......

깔끔한 차림에 위생모까지 착용한 장 영래 사장은 쉴 새 없이 바쁘다. 손님 맞이하고 배웅하며 일일이 돌아 다니시며 부족한 음식을 먼저 챙겨다 더 먹으라 권한다.

어느 순간에 방바닥에 엎드려 상을 치우는 모습 또한 성실함과 최선의 모습이 많이 엿 보인다. 대규모의 식당에서나 있을법한 영문까지 표기한 명찰의 패용에서 장 영래 사장의 마음가짐과 꿈을 엿 볼 수 있다. 이마에 구슬땀을 흘리는 그의 모습에서 밥상을 받는 나는 행복하다.

▲ 돼지 수육


음식점 정보: 순천시 행동 의료원 로타리 부근. 061)753-8455, 생선구이, 조림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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