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특혜 우려 목소리…각종 공연 차질

[여수/남도방송] 여수시립합창단(단장 정인화 부시장)이 상임 지휘자를 8개월이 넘도록 구하지 못하고 있어 각종 외부공연 차질에도 불구 최근 열린 최종 심사에서도 후임 지휘자를 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담당 주무부서인 여수시 문화예술과는 지휘자 모집 과정에서 ‘시립예술단운영설치조례’를 위반하면서까지 응시자격을 두 번이나 변경해 말썽이 일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달 11일 발표한 응시자격 요건에 조례에도 없는 ‘합창(지휘)박사학위 취득자’라는 애매모호한 문구를 삽입, 특정 후보자에게 특혜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합창 박사' 학위는 최근 생겨난 신종 학위로 연륜있는 국내 지휘가 가운데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 전문분야 관계자의 설명이다.

게다가 접수기간도 단 9일에 불과해 충분한 준비 기간을 주지 않아 응시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실제로 한 응시자는 "보통 해외에 나가 있는 지휘자들도 많고 현역에서 활동중인 사람도 많은데 접수기간을 이렇게 짧게 주면 어떻게 응시를 하라는 것이냐"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자 여수시는 부랴부랴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접수기간도 열흘을 더 늘려 재 모집공고를 냈다.

이 과정에서 문화예술과장이 무단 조례 변경등의 이유로 여수시장으로부터 문책을 받았다는 후문도 나돌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20명이 서류를 접수해 이 가운데 17명이 면접을 봤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합격자를 뽑지 않아 의혹증폭과 함께 무성한 뒷말만 나돌고 있다.

시립합창단 내 모 단원에 따르면 지휘자를 위촉하는 운영위원회가 비공개로 운영되고 예술분야 전문가들이 아닌 관련 부서 실무자들 중심으로 구성돼 올바른 지휘자를 선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털어놨다.

또 선임 및 후임단원들 간 양분화 돼 내홍을 겪고 있으며 선임 가운데 특정인을 지휘자로 선정하려고 내부에서 말을 맞췄다고 귀뜸했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위촉권한을 쥐고 있는 운영위원회가 실무 공무원들로 구성된 점은 인정한다”면서 "그렇지만 선정과정은 투명하고 객관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지휘자 선정과정이 투명치 못하고 인사상 특혜 소지가 있어 운영위원회 자체를 공개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불구 주무부서에서는 여전히 운영위원회를 비공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휘자가 8개월째 공석인 합창단의 각종 공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찾아가는 음악회' 등에 상임지휘자를 대신해 수석단원에 지휘를 맡기고 있지만 정기연주회나 초청공연이 미뤄지는 등의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시립합창단 단무장 임모씨는 "정기연주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큰 차질은 빚어지고 있지는 않다"면서 "지위자 선임 문제는 당장 시급한 사안이 아닌 만큼 주무부서에서 신중을 기해 결정해 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무를 관장하는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상임지휘자 재공모에 10여명의 경력자가 지원했지만 시 위상에 걸맞는 마땅한 지휘자를 찾지 못했다"며 "상임지휘자를 어떤 방식으로 모실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임 여수시는 단장 승인없이 외부공연을 강행했다며 임모 단무장(55)와 함께 상임지휘자 김모씨(60)에게도 감독소홀 책임을 물어 지난 1월 일괄 해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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