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남동부권 경제성장 동력을 찾아

[기획/남도방송] 전남 인구의 절반, 전남 경제력의 70%를 차지하고 전남동부권.

이 가운데서도 여수, 순천, 광양 등 산업메카로 분류되는 이들 지자체를 움직이는 동맥은 바로 광양항이다. 광활하게 펼쳐진 태평양을 향해 포호하는 광양항의 기지는 동부권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왔다. 

본지에서는 3회에 걸쳐 전남동부권 경제 성장 동력을 되짚어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主>

-----------------<글 싣는 순서>----------------
① 동북아 물류허브 광양항…코리안 함부르크를 꿈꾸다
② 전남동부 ‘희망의 땅’ 율촌산단…지금이 기회다
③ 100년 역사 여수신항…동부권 변방에서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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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항 내 적치중인 컨테이너 화물. 총 500만TEU급의 화물 보유능력을 갖추고 있는 광양항은 올해 말 사상 첫 200만TEU 돌파가 기대되고 있다.  

■ 격전지에서 무역항으로…남해안 거점 항구 도약

광양항의 역사는 15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순신 장군이 일본 왜선 200여척을 격침시키고 전사한 임진 최후인 노량해전의 격전지였다.

500여년이 지난 지금 광양항은 동북아 해상 중심의 최대 항구로 자리매김 했다. 

1987년 착공해 1997년 1단계 컨부두를 완공함에 따라 항구로서 기능을 시작한 광양항은 지난 2003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배후단지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남해안 물류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0여년 가까이 쉼 없이 계속된 조성 공사는 완공을 불과 5년 앞두고 막바지에 접어든 이 사업은 그동안 5조8893억원(국고 3조2288억원, 민자 2조6605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다.

올해까지 1․2단계 사업을 사실상 마무리함에 따라 3단계 사업 가운데 2개 부두만을 남겨두게 됐다.

16선석 부두시설이 완공에 따라 총 548TEU 국내 2위의 물동량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5년까지 25선석이 마무리되면 885TEU의 국내 최대 화물처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

■ 투포트시스템→허브포트정책…전화위복 계기

부산항과 함께 국내 양대 항만으로 개발된 광양항은 ‘동북아 허브포트’라는 야심찬 계획을 안고 출발했지만 근래 경쟁력 약화에 따른 총체적 위기를 맞았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화물량 유치 둔화에 따른 물동난과 함께 부산 신항을 비롯 군산항, 목포항, 울산항, 포항항 등 컨부두시설을 갖춘 항만도시들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70~80년대 국가정책인 ‘투포트 시스템(양항체제)’은 위기를 맞기도 했다.

■ 사상최초 200만TEU 달성 눈앞…자립항만 도약

16선석을 갖춘 광양항은 연간 548만TEU의 처리능력에 불구 현재 물동량은 181만TEU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개장 이듬해인 1999년 41만7000TEU를 기록한 이후 2000년 64만2000TEU, 2001년 85만TEU, 2002년 최초로 100만TEU를 돌파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80만 TEU 달성한데 이어 올해는 사상최초로 200만TEU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를 낳고 있다. 

이대로라면 자립항만으로써 자생능력을 갖추기 위한 최소조건인 300만TEU를 달성도 머지않아 희망을 기다리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약점으로 손꼽히던 접근성 취약문제도 전주~광양 간 고속도로, 여수국가산단진입도로 등의 도로망 확충으로 인천 및 평택 등에 빼앗겼던 물동량도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이성웅 광양시장은 “무리한 국가예산을 투입해 항만 선석을 확장하는 것보다 중국환적화물을 피더선으로 가져오는 등 글로벌 화물 유치에 나서는 등 경쟁력 있는 항만으로 만들어야 된다”며 공식석상을 통해 한차례 밝힌바 있다. 

▲ 화물 선석중인 부두 크레인의 새벽전경.

■ 배후단지와 도로망 인프라 구축…로컬화물 창출

무엇보다 300만TEU 이상의 화물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배후지를 중심으로 한 산업단지 유치와 도로망 구축 등 서비스 노선 개설이 급선무다.

광양항내 물류배후단지를 비롯해 도로․철도망 완성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부수 인프라들이 완성되면 자립항만으로써 기틀을 맞추게 된다.

2004년 정부와 광양시는 지난 2003년부터 2843억원을 들여 동측배후단지 1단계 사업을 시작으로 지난해 초 준공됐으며, 195만㎡(59만평)부지에 동측배후물류단지를 조성했다.

동측배후단지 1․2․3단계를 비롯한 황금물류센터 200만㎡에는 물류를 비롯한 제조, 가공업 등 23개사가 입주해 있다.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권을 비롯해 미국, 영국, 온두라스, 아일랜드, 세이셀 등 다국적 투자기업인 이들 기업들은 한해에만 약 43만5000TEU에 달하는 물동량을 창출해내고 있다.

이밖에도 영국과 일본, 미국 자본을 중심으로 한 MSM글로벌과 케미칼지, 한신T&S 등의 굴지 기업들도 입주준비를 마쳤다.

서측배후물류단지도 올해 말 완공되면 약 50만TEU의 물동량이 추가로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로망도 지난 1998년 동광양IC~컨부두(동측) 6km 구간을 연결하는 동측배후도로가 완공된데 이어 2001년 동측 부두내도로가 완공되면서 항내 물류수송이 조금씩 두각을 띄기 시작했다.

최근 서측 부두내도로와, 진월 IC~컨부두를 잇는 3km 구간의 연결도로마저 완공됨에 따라 항내 물류 수송은 마치 혈류와 같은 속도를 내며 항내 원활한 물류수송을 지원하고 있다.

■ 위기를 기회로

광양항이 위기를 기회로 재도약 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5년간 지자체와 관련기관들의 자구노력이 구심점이 됐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사장 이상조)은 ‘최고운영’, ‘최고가치’, ‘최고서비스’, ‘최고에코’라는 비전 아래 각종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 공사전환을 앞두고 있는 광양마린센터 내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지난 2005년부터 수출입 화주 100대 기업을 선정,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국제물류협력사업단을 신설해 물류기능을 강화하는 등 포트세일즈 역량을 끌어올렸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국내외를 막론한 투자유치활동이다. 

삼성테스코 등 국내 굴지의 물류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투자협약을 맺은데 이어 중국대련보세, 중국동방석재공사, 스페인엔터테인먼트랜드사와 같은 외국기업과 협력의향서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전략에 올인하고 있다.

신규항로 개설에도 힘을 쏟았다.

2008년 타이창 항로 개설에 이어 2009년에는 미주항로 개설, MCC선사 인트라아시아, 한일항로, 북미항로, 중동항로, 인도항로 개설에 나섰다.

이 배경에는 컨공단 전 직원의 일심동체 전사적 마케팅 활동이 주요했다. 총 20개팀 40여명이 세계 각지의 90개사를 방문하며 글로벌 마케팅을 벌여왔다.

박귀분 한국컨테이너공단 홍보기획 과장은 “사상최초로 200만TEU 달성계획을 세우고 국내외 전방위적 마케팅 활동을 펼쳐오고 결실을 맺고 있다”면서 “그 결과 올해 처음으로 344억원이라는 당기 순이익을 내고 적자를 모면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광양항의 입지 조건에 맞게 동북아 화물유치를 목표로 상해, 싱가포르 등에서 환적되는 북중국 화물을 광양항에서 처리가능토록 선사별 맞춤형 영업․관리와 APL, OOCL, 에버그린, 양밍 등 대형 중국선사 지역본부를 대상으로 환적화물 유치를 적극 권장해왔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올 하반기 러시아 신규항로 개설을 가시화하고 특히 내년 말 여수국가산단진입도로 완공을 앞두고 여수산단 기업과의 협력강화와 대형화주 고객을 적극 발굴하며, 광양~일본 간 카페리 항로 개설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 300만TEU의 꿈…자급자족 파급은 얼마나

이런 추세라면 300만TEU 확보는 결코 꿈이 아니라는 전망이다.

현실화된다면 광양항은 주당 71항차인 서비스노선이 대폭 늘어나고 세계 주요 항만과도 대부분 노선이 연결돼 항만서비스 제고에 따른 엄청난 탄력을 받게 된다.

특히 포스코 후판공장 건립에 따른 후광산업들의 유치가 불붙으면서 최고의 항만입지조건을 갖춘 항만으로써 최고의 매력을 갖추게 된다.

광양지역에도 연평균 300여명 이상의 인구유입이 지속적으로 늘며 고용창출과 관련 산업단지 확대 등 여파가 인근 여수, 순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성웅 광양시장은 “무엇보다 해외물류 유치에 올인하고 있는 만큼 최대 거래국인 중국의 항만 유치를 위해 1만~1만8000급 이상의 대형모선 유치를 위해 정부 피더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광양항의 비전에 대해서도 “미래 남북철도 개통된다면 광양항을 통해 중국, 러시아 등지의 화물이 광양항을 통해 수출입 되는 동북아 관문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취재협조:한국컨부두공단, 여수지방해양항만청, 광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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