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성 미확보 및 판로부족 등 농민 시름

[여수/남도방송] 여수 대표 특산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친환경 돌산갓이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재배농가의 재배포기 사태가 속출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뒷짐만 지는 실정이다.

친환경 홍보부족과 시장성 미확보에 따른 마케팅 부재 등 마음만 앞선 여수시의 탁상행정으로 인해 결국 행정당국만 믿고 따랐던 애꿎은 농민들만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판국이다.

돌산 내 모든 지역에서 갓농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무농약 유기농을 접목한 친환경 인증을 받아 갓 재배를 하고 있는 농가는 85농가로 면적은 37.2ha에 이른다.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친환경 명품갓 브랜드 제고 정책에 따라 각종 연구와 품종개량에 착수한 이래 최근 최근 돌산갓 3품종을 개발해 지역 농가에 종자를 보급했다.

특히 전남도와 여수시는 친환경 갓재배 농가에 대해 유기질 비료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적극 장려 속에 친환경 작물 생산을 장려했다.

하지만 마케팅 실패와 유통에 허점을 드러내면서 일반 갓과의 차별화 부족으로 인한 정착 중요한 판로가 막힌 상태다.

행정당국에서는 친환경 생산 농가에 대한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수수료 지원, 학교 및 공단 납품 우선권 등의 지원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 또한 현실과 동떨어져 수익증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농가에 따르면 친환경 갓이라는 이유로 제초제를 비롯한 화학비료 일체를 사용하지 않은 덕분에 노동력 부담이 증가될 뿐만 아니라 가격도 일반 갓이나 별반 다를 바 없어 농민들은 일반갓과 동일한 가격으로 울며겨자먹기식 납품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들은 친환경 인증을 받기위해 한 가구당 적게는 수백만 원의 수수료를 들여놓고 사태가 이렇게 되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돌산 봉양마을 이현수 씨는 “30여 년간 일반 갓 재배를 해오다 4년 전부터 ‘친환경 무농약 갓’을 재배했지만 한 번도 제값을 받고 판적이 없다”며 “밭을 놀릴 수는 없고, 할 수 없이 올해도 무농약 갓을 심었다”면서 내년부터는 무농약 갓을 재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친환경 무농약 갓은 목초액, 난황유, 생선아미노산 등 유기자재를 직접 만들어 살포해 병충해를 예방하는데 일손도 많이 가고, 시중에서 파는 유기자재들은 일반 농약보다 비싸 원자재값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농민의 입장을 대변해야 할 여수농협, 돌산갓영농조합 등도 정작 농민들의 고충을 외면하고 있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타 작물 재배경험도 전무한 농민들은 작물변경 또한 쉽지 않은 일이어서 일손을 놓은채 연일 한숨만 내쉬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농산물은 무조건 농약을 뿌려 재배해야 한다는 농민들의 기존 사고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힘들다”면서 “친환경 농사로 단기간에 성공하려는 생각을 스스로가 버려야 하며 농민으로써 사명감을 가지고 농사를 짓지 않으면 돈벌기 힘들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와 관련 지역 한 농민은 “무농약 갓의 일반갓과의 차별화가 가장 시급한 것 같다”며 “농가들이 개별적으로 생산하다 보니 서로 출혈경쟁도 심하고, 단지화를 통한 공동생산과 시장교섭력을 높일 수 있는 마케팅 노력도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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